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쇄신과 관련, 내려놓겠다고 밝힌 '기득권'의 내용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위원장이 2012년 임진년 흑룡의 해를 맞아 처음 가진 지난 3일 정당대표 라디오 연설에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내려 놓겠다"고 발언한 가운데 그 뜻을 놓고 정치권의 해석이 분분하다.
정치권은 일단 '공천권'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다. 박 위원장이 공천권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는 의미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공천과정에서 친박(박근혜)계 의원들을 보호하지 않겠다는 뜻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박 위원장이 영남권 친박 중진들의 용퇴가 불가피하다는 뜻을 굳힌 것으로 안다"며 "정치와 당의 쇄신을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뜻 아니겠느냐"라고 밝혔다.
친박계에서는 현재 부산 사하갑의 초선 현기환 의원과 대구 달서을의 4선 이해봉 의원 등 두 명만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나라당에서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현직 의원은 모두 8명이다.
박 위원장이 개인적으로 내려놓을 기득권은 4월로 다가온 국회의원 총선거와 관계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에서는 박 위원장이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전국을 돌며 당 소속 후보들을 지원하거나 취약지역인 수도권 또는 비례대표 후순위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박근혜 위원장은 자신의 총선 출마에 대해 "지역민과 한 약속"이라며 수차례 출마 의지를 밝혀 왔다. 하지만 당내에서 "당이 위기에 처한 만큼 더 큰 일에 매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만큼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박 위원장이 정수재단·육영재단·영남대법인 등을 완전하게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 위원장은 이들 재단에 대해 "이미 사회에 환원된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준석 비대위원은 MBC TV '주병진의 토크 콘서트'의 새 코너 '핫피플' 녹화에서 "만약 박 위원장의 세간에 알려진 의혹들이 정리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면 나는 박 위원장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이 비대위원은 지난달 30일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자신에 대한 의혹을) 신속하게 털고 가야 한다"며 "아무래도 전직 대통령의 따님이고 그래서 의혹이라든지 이런저런 이야기 나오는 것들이 있다. 국민이 아직 그것에 대해 해소가 안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