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 제주지역 도의원들과 기자회견 ‘동반 탈당“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원희룡(53) 제주도지사가 4일 새누리당을 탈당, 창당 준비 중인 개혁보수신당(가칭)에 합류했다.
원 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을 떠나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드는 길에 나선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국가와 당보다는 대통령 개인만 바라보는 정치, 국민과 당원보다는 계파 이익을 앞세운 패거리 정치에 막혀 박근혜 정부의 국정 실패를 미리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용서를 구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원 지사는 이어 “국회와 정당이 능력과 전문성을 중심으로 바로서야 한다. 권력이 분산되고 정치세력 간 연합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협력의 정치 문화, 국민의 뜻이 제때 반영될 수 있는 건강하고 개방적인 정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원 지사의 합류로 여당 내 개혁 소장파를 상징했던 ‘남·원·정’이 20여년만에 새누리당을 모두 탈당, 개혁보수신당에 참여하게 됐다.
기자회견 직후 원 지사는 오전 8시 열린 개혁보수신당 회의에 참석해 곧바로 신당 창당준비에 합류했다.
또 이날 오후 2시에는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 탈당에 따른 도민에게 드리는 말씀'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자회견 자리에는 신관홍 제주도의회 의장을 비롯해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 12~13명이 배석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 18명 중 비례대표 4명을 제외하고, 지역구 의원 중에서는 대부분 원 지사와 뜻을 모아 조만간 집단 탈당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구 의원 중에서는 1~2명 정도만 참여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탈당 결심을 굳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로 원 지사는 그동안 탈당결심을 굳히고 제주지역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 및 지역인사들을 만나 의견을 조율해 왔다.
다음은 원 지사 기자회견문 전문.
2000년 입당 이후 지금까지 국민과 함께 가는 건강한 보수, 시대에 맞게 개혁하는 정치문화를 만들겠다고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국가와 당보다는 대통령 개인만 바라보는 정치, 국민과 당원보다는 계파이익을 앞세운 패거리 정치에 막혀 박근혜 정부의 국정 실패를 미리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여러분과 당원동지 여러분께 용서를 구합니다.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이제 대한민국은 근본적 대변화의 길로 나서야 합니다. 대한민국 수립 후 40년 권위주의에 이어 87년 이후 30년간 이어져온 권력집중의 제왕적 대통령제의 실패와 한계로부터 결별해야 합니다. 모든 권력이 대통령에 집중되어 대통령과 소수 패권 집단에 예속되는 정치와 단호하게 맞서야 합니다. 국회와 정당이 능력과 전문성을 중심으로 바로 서야 합니다. 권력이 분산되고 정치세력 간 연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협력의 정치문화, 국민의 뜻이 제때 제때 반영될 수 있는 건강하고 개방적인 정치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대기업에 국가의 자원이 모두 집중되는 경제체제를 넘어 중소기업과 자영업, 근로자 등 경제주체들이 조화를 이루어 국민 개개인의 발전 동력을 살아나게 하는 공정하고 활력있는 경제구조로 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 다른 집단 사이에서도 사회적인 합의를 존중하면서 토론과 수평적 소통이 가능한 열린 정치 체계가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저는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들어 나가는 길에 제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깨끗하고 따뜻하며 국익과 국민의 삶을 지키는 정치를 위해 새롭게 출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