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라쓰시는 일본 사가현의 최북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후쿠오카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다. 인구가 13만명, 총 면적은 487.45㎢로 농림수산업을 비롯한 각종 산업과 훌륭한 자연경관이 함께한다. 한반도와 가장 가까이 있어 일본과 대륙을 잇는 요충지로 바닷길을 이용해 사람과 물자, 문화 교류가 활발했던 항구도시여서 한·일간의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오랜 역사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관광도시이다.
서귀포시와 여수시가 자매도시를 맺고 있으며, 가라쓰시의 북쪽에는 가카라시마(加唐島)라는 섬이 있고, 이 섬은 한국 고대왕조백제 무령왕 탄생지로 유명하며 매년 탄생제 축제를 하고 있어 충청남도 공주시의 민간교류도 활발하게 해오고 있다.
BC 3세기에는 한반도에서 건너온 도래인(渡來人)들이 청동기문명과 벼농사 기술을 전해줘 이를 배운 일본 사람들이 이때부터 정착생활을 시작했다고도 전해진다.
임진왜란 때는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군사를 집결시켜 전쟁을 준비한 출병기지이기도 하다. 지금은 터만 남아 있지만 (히젠)나고야성터, 나고야박물관 등에 가면 역사의 교훈을 새길 수 있다. 임진왜란 후 조선 도공에 의해 훌륭한 기술을 전수받아 일본 도자기 제작을 시작하여 유명해진 것이 400년 전통의 가라쓰야끼 도자기이다. 기러기도 고향으로 돌아가는데 그러지 못하는 자신을 한탄하며 도자기를 빚었다는 짠한 도공들의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곳에서 도자기 만드는 체험을 처음 했을 때는 400년 전 건너와 이웃나라 일본인 이곳에서 그 도공들의 얼을 함께한다는 생각에 가슴 벅차기도 했다.
가라쓰시 가가미야마 전망대에 오르면 가라쓰만의 대한해협과 파란하늘, 바다, 강이 한눈에 펼쳐지고 일본을 대표하는 3대 솔밭 중 하나인 니지노마쓰바라(虹の松原)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초대 번주가 바람과 파도를 막기 위해 조성한 길이 약 5㎞, 폭 1km의 송림에는 소나무 100만 그루가 서 있다. 수령도 400년 어마어마하다. 소나무가 터널을 이룬 한적한 도로를 자동차로 달리거나 숲속을 거닐며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사)제주올레에서 제주올레 브랜드를 수입해 만든 가라쓰올레 코스가 있다.
제주 토속어인‘올레’를 사용하며 로고 또한 조랑말(간세)이고, 코스를 안내하는 리본도 제주에서 제작하고 있어 걷는 내내 반갑기만 하다. 가라쓰 코스는 11.2km로 완주하는 데 4~5시간이 소요된다. 역사의 현장 나고야성터와 시골마을길, 해안길이 이어지는 코스의 끝인 하도미사키 해변에는 2014년 서귀포시와 자매결연 20주년을 기념해 세워진 돌하르방이 반갑게 맞이해준다. 또 종점에서 먹는 오징어, 소라, 굴도 꿀맛이다.
가라쓰시는 필자가 2016년 파견근무를 하면서 보낸 도시이다.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구마모토지진까지 경험하며 무서움에 떨던 순간도 있었지만 따뜻하고 행복한 기억을 선물해 주었던 자원봉사 선생님들, 가라쓰시 직원들과의 소중한 만남들을 잊을 수가 없다. 앞으로도 자매결연 양시의 우정을 돈독히 하며 영원히 함께 발전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