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태식칼럼](152)골프를 배우다
[현태식칼럼](152)골프를 배우다
  • 영주일보
  • 승인 2016.12.02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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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 전 제주시의회 의장
 

골프이야기를 하여야 그 뒷이야기가 이해가 된다. 그렇게 건강이 나쁘다면서 여러 가지 일을 했다고 하니 앞뒤가 모순덩어리다. 그렇다. 나는 금고 이사장을 하면서도 매일 낮에도 집에 와서 몇 시간씩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활동을 할 수 없었다. 인삼·녹용이 든 보약을 일년에 몇 재씩 먹어도 효험이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

호흡도 곤란하고 심장도 매우 나빠졌다. 잰 걸음도 걷지 못했다. 며칠 있으면 자리에 눕고 일어나지 못하게 될 것 같다. 막상 일주일 아니면 보름하고 계산하면서 저 세상 가기 위하여 눕는 날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우리 금고 감사이며 고등학교 후배인 임재방 사장이 나에게 골프를 권했다. 혼자만 할 수 있는 운동은 골프밖에 없다는 것이다.

“연습장에 가서 공을 몇 개 치고 숨이 차면 쉬었다 하면서 한두 시간 꾸준히 하면 심장도 단련되고 웬만큼 아픈 허리 병도 나아집니다. 나도 요즈음 연습장에 나갑니다”하며 골프를 권하는 것이었다. 나는 “나는 오래 살지 못할 것을 예감하고 있다. 그러니 무엇이든 병석에 눕기 전에 시도하고 싶은 생각은 있지만 내가 골프치러 다닌다면 남들이 비웃을 것이다. 언제부터 그렇게 건방져졌느냐. 예전에는 학비도 없이 학교도 변변히 못다녔고 길거리에서 기름때 묻히며 자전거수리쟁이 한 것을 아는 사람은 다 아는데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하듯이 건방지다고 할 것이 두려워 갈 수 없다”고 하였더니 그는 내 손을 끌면서 “형님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자기 건강을 위하여 운동하는 것을 누가 탓합니까? 설령 탓해도 남에게 피해주지 않으며 건강을 위한 투자를 한 것은 조금도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빨리 죽는 것이 잘한 것은 아니니 내 말을 들으세요”하며 연습장에 끌다시피 해서 나는 골프를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너무나 허리가 아파 견딜 수가 없었다. 몇 개 치면 숨이 차서 서있을 수가 없었다. 그러면 의자에 앉아 쉬다가 운동하는 것을 몇 개월 지속하다 보니 조금씩 단련되어 운동시간이 조금씩 길어지게 되어갔다.

일년 연습장에 꾸준히 다니다 필드에 나갔다. 걷는 것이 그렇게 힘들었다. 오르막을 오를 때는 심장이 멎는 것 같고, 가슴이 터질 것 같으며 호흡히 막혀왔다. 그러니 진행이 얼마나 굼떴는지 동반자에게 매우 미안했다.

며칠 있다 한번씩 몇 차례 필드에 나가보니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걷는 것이 힘들어 주저앉을 듯 하던 것이 몇 번 반복하여 필드에 나갔더니 걷는 것이 훨씬 수월해지고 때로는 십여미터씩 뛰어갈 수도 있었다. 기적이었당. 숨차는 현상도 차도가 있고 심장이 불규칙하게 박동하는 것도 변화가 생겼다.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으니 장딴지와 정강이의 근육이 녹아내리는 것 같이 아픈 증상도 차도가 있었다.

이제 예상보다는 좀더 견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환자는 골프운동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드에 자주 나가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지만 연습장에 나가는 것은 다른 오락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건전하다. 건강 증진에도 효과가 탁월하다. 다른 운동은 상대가 있어야 한다. 탁구가 가벼워서 해보았다. 공이 옆으로 날아가면 주워와야 한다. 그렇다고 느릿느릿할 수도 없다. 몇 번 공 주으러 다니면 숨이 차서 운동을 할 수 없다. 테니스나 다른 운동은 더 격렬하여 건강에 나쁘다. 걷는 것이 좋다. 그러나 오래 걷는 것은 무미건조해서 곧 싫증을 느낀다. 벗이 있으면 좋지만 매일 동반하고 즐겁고 정답게 해줄 사람은 없다. 골프는 정지한 공을 치지만 매번 치는 감이 틀리다. 자기 혼자와 공과의 놀이지만 싫증이 나지 않는다. 연습장에는 늘 새로운 사람을 사귈 수 있고, 담소를 할 수 있어 좋았다.

어쨌든 나는 이 운동으로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었고, 앞으로도 유일한 취미가 될 것이다. 대자연과 호흡을 하고, 사색을 하며 순수한 인성을 키울 수 있다. 이 운동으로 체력을 증진시켜 선거운동도 해낼 수 있었고 시의회 의장직도 그나마 수행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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