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달환 칼럼](83)시도라도
[현달환 칼럼](83)시도라도
  • 현달환 기자
  • 승인 2016.11.28 10: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도라도

-초인 현달환-

아들아,
진정한 삶을 위한
더 큰 감동을 위한
아름다운 인생을 위한
나름
끝없는 발버둥을 치는가.

그렇다면,
계란장수 눈치 보지 말고
손에 잡힌 계란으로
저 누워있는 바위를
깨보라

걱정마라,
계란은


사주마.

▲ 현달환 시인/수필가 ⓒ영주일보

엊그제 11월 26일은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가평 평화컨벤션센터 있었다. 주위에 둘러싸인 산들은 중국에 어느 산에 온 것처럼 장암하기도 했다. 눈이 오고 있었다. 수줍은 듯 색시처럼 말이 없는 산들은 강물과 함께 나를 에워싸고는 무언의 침묵 속에도 무엇인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았다. 공교롭게도 광화문에서 촛불시위가 벌어진다고 하니 세상이 함성으로 둘러싸인 것 같았다.

왜 사람들은 저렇게 추운 데 촛불을 들었을까? 말을 안 해도 모든 사람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한편으론 청와대 앞에서 촛불시위를 하는 시민들 앞에서 마주한 아들이 있었다. 올 여름에 의경으로 발탁(?)되어 지금까지 몇 번 시위 현장에서 밤샘을 하고 있다.

어쩌면 아들이라도 보고 오려고 했는데 시간이 그렇게 안 되서 그냥 제주로 내려왔다. 거의 2백만 인구가 전국에서 추운날씨에 평화시위를 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지금 우리가 걸어가는 이 길이 역사의 현장이 될 것이다. 아이도 그 현장을 목격하면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것이다. 우리가 보는 시선 속에, 목격하는 모든 순간들이 역사에 장식될 것이다.

올 병신년 한해는 정말 사건사고가 많았던 해인 것 같다. 오늘 우리가 서 있는 현장들이 후손들에게는 역사가 되어 자랑스러운 역사가 될지 부끄러운 역사가 될지는 모르지만 하나하나 기억될 것이다.

아들에게 주문하는 것이 있다. 모든 부모들은 그럴 것이다. 아이가 무엇인가를 시도해보기를. 가만있는 아이보다는 무엇인가 시도해봄으로써 실패를 알고 실패를 터득하면서 성공이라는 자리에 있는 것을 원하는 것이다.

제주에는 비가 오고 있었다.

점점 추워가고 있다. 주머니가 생각나고 따듯한 국물이 생각나는 겨울이 달려오고 있다. 그 겨울을 이겨내는 방법을 우리는 실패라는 바닥에서 깨우치고 날개를 얻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무엇인가 하고 자아반성을 해본다.

시도라도. 음악의 음계가 아니다. 이 말속에 힘이 있고 희망이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것을 시도라도 해보자. 그러면 결론이 날 것이다.

아들아, 이 겨울을 잘 이겨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명 : (주)퍼블릭웰
  • 사업자등록번호 : 616-81-58266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남광로 181, 302-104
  • 제호 : 채널제주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제주 아 01047
  • 등록일 : 2013-07-11
  • 창간일 : 2013-07-01
  • 발행인 : 박혜정
  • 편집인 : 강내윤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내윤
  • 대표전화 : 064-713-6991~2
  • 팩스 : 064-713-6993
  • 긴급전화 : 010-7578-7785
  • 채널제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채널제주.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channeljeju.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