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달환 칼럼](82)너는 귀貴하다
[현달환 칼럼](82)너는 귀貴하다
  • 현달환 기자
  • 승인 2016.11.21 1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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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귀貴하다

-초인 현달환-

이름 없는 풀이라고
외면하지 않는다면
꽃이 피지 않는 풀이라고
나무라지 않는다면

이름이 없어도
누군가의 푸른 밭이 되고
꽃이 피지 않아도
누군가의 그늘이 될 수 있음을,

힘이 없는 사람이라고
괄시하지 않는다면
예쁘지 않은 사람이라고
무시하지 않는다면

힘이 없어도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고
예쁘지 않아도
누군가의 위안이 될 수 있음을

한참 지난 후
바람결에 느끼리라
너는 참 귀함을.

▲ 현달환 시인/수필가 ⓒ영주일보

세상에 두 개의 흑백논리가 존재한다면 강자와 약자로 나눌 수 있고 천재와 바보로 나눌 수 있고 하늘과 땅, 부자와 빈자, 그리고 남과 여 등 조직으로 나눌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중간인 보통이라는 계층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세상은 이 보통이란 계층이 빠지면 삭막한 것이다. 그러나 두 개의 조직으로 나뉜다면 이 보통이란 것을 잊어버리고 후에 살아가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만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 보통이라는 계층. 중간이라는 계층이 있다는 것은 다행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살면서 이 중간이라는 보통이라는 계층에서 점점 아래로 내려오는 강자에서 약자로 부자에서 빈자로 속해가는 현상을 볼 때는 과거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름 없는 꽃들이 광장에서 춤을 추는 걸 요즘 본다. 힘이 약한 사람들이 몸부림치는 걸 목격한다. 예로부터 약하고 힘없는 존재들이 이 사회를 구성하고 지탱해온 것이다. 그러한 존재들이 사회를 구성할 때 사회는 잘 돌아가는 것이다. 중간이라는 존재들이 있음에 감사하고 희망적인 모습을 보게 된다.

지금 21세기는 다양성의 시대인데 이 다양성이란 것에 참 적응하기 힘들다. 24시간이란 시간이 똑같은데도 어떤 이는 모자라고 어떤 이는 넉넉한 느낌이고 이 사회는 과거의 시계보다 더 빠르게 시계속에 초침도 더 빨리 달려가는 느낌을 받는다.

슬프다.

그냥 뭔지 모르지만 하늘을 봐도 슬프고 바다를 봐도 슬프고 대한민국 지도를 보니 더욱 슬프기만 하다. 누가 강자이고 누가 약자인지도 모르고 사는 시대, 누가 누구를 호통치고 호령하고 사는지도 모르는 이 혼돈의 시대에서 한줄기 빛이라는, 갈증 속에 물줄기처럼 뿜어져 나오는 희망은 진정 없을까.

그런데도 사람의 목숨이 참 질긴 것 같다. 어쩌면 이 세상이라는 바닥에서 열 받아서 다들 쓰러질 것 같기도 한데 잘도 견디고 이겨내는 것을 보면 희망이라는 것은 있구나하는 안도의 한숨을 쉰다.

그렇다.

마냥 주저앉고 있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 이제는 사랑하며 살아야겠다. 강자와 약자의 편을 만들지 말고 동그라미 원을 그리며 서로 사랑하며 살아야겠다. 그것이 이 복잡한 세성에 아름답지 않을까. 마음속에 미움이란 감정을 조그만 희석시켜야겠다. 옆에 있는 사람과 어깨동무하면서 살아야겠다. 그것이 더 오래고 행복하게 사는 비결이 될 수 있으리라.

우리는 모두 귀한 존재이다. 그 귀한 존재임을 인정하는 사회를 만들어보자. 그러면 우리는 서로가 양보를 하고 미움의 씨를 뽑을 수 있고 서로 사랑하게 될 것이다.

당신은 최고로 귀한 존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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