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직자들의 비리와 부패문제가 사회적문제로 대두되고 우여곡절 끝에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났다. 그 한 달 동안 우리 주위에는 어떠한 변화가 생겼을까?
기사를 찾아봤더니 우리 제주에서는 김영란법이 시행되고 한 달 동안 법위반 행위에 대한 신고접수가 한 건도 없었고, 몇 건의 문의전화만 접수되었다고 한다.
아직까지는 이 법이 생소하기도 할 것이고, 법 적용기준이 애매하기도 할 것이다.
좀 더 명확하게 법의 내용을 알기 위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약칭 청탁금지법)에 대하여 핵심만 뽑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3·5·10 법칙이다.
원활한 직무수행, 사교, 부조 목적 등에 한해서 3만원 미만의 식사대접, 5만원 이하의 선물, 10만원 이하의 경조사비만 허용된다는 내용이다. 만약 경조사비와 화환을 같이 보낸다면 둘을 합산하여 위반여부를 판단한다고 하니, 이 3·5·10 법칙만 잘 기억하면 법에 저촉될 일은 없을 것이다.
두 번째, 직무관련성이 없더라도 처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에 상관없이 1회 100만원(연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하면 형사처벌을 받게 되고, 또한 대가성이 인정된다면 100원이하라도 수수금액의 2~5배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공무원 뿐만 아니라 공직유관단체 임직원, 교직원, 언론사 임직원 등이며 이들뿐만 아니라 이들의 배우자까지 포함된다. 이들은 청탁을 받아서도 안 되고, 그들에게 청탁을 하는 민간인도 처벌대상이다. 혹여 배우자가 수수가 금지된 금품을 받았다면 꼭 신고하여야 할 것이다.
위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청탁금지법의 시행으로 인해서 주변에 크고 작은 변화들이 생겨나고 있는 듯하다. 돌잔치나 환갑잔치 등의 개인행사를 취소했다는 소리가 종종 들리고, 뉴스에서는 소상공업 및 음식점들이 경영이 아주 어려워졌거나 심지어 폐업한 곳들도 생겼다고도 한다.
누군가는 이 법의 시행으로 인해 공동체문화의 긍정적 요소까지 없애며 사회분위기가 급속히 차가워졌다고도 하고, 또 누군가는 업무를 핑계로 잦았던 술자리가 줄어들고, 청탁을 거절할 명분이 생겼다면서 반기기도 한다.
어느 법이든 그것을 시행을 하는 데 있어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모든 상황을 법 테두리 안에 가둘 수 없고, 법 시행으로 인한 반사이익은 누군가에게는 기쁨으로 누군가에게는 아픔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 법 또한 그럴 것이다. 완벽한 법은 없다. 그래서 청렴에 있어서도 청탁금지법만이 답은 되지 않겠지만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가이드라인이 앞으로 잘 정착되어 청렴도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