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저녁으로 공기가 차다. 날씨는 쌀쌀해졌지만 전 세계는 지금 축구 열기로 뜨겁다. 얼마 전에는 유럽축구가 개막을 했고, 월드컵 예선도 한창이다.
전 세계 축구팬들은 누가 최고의 축구선수인지를 두고 항상 다툰다. 마라도나냐 혹은 메시냐, 호날두냐. 누구든 최고라는 수식을 붙이기에 모자람이 없겠지만 그들 모두가 가장 존경할만한 선수인가를 묻는다면 글쎄, 마라도나는 신의 손으로 월드컵 결승에 진출했고, 메시는 탈세로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호날두는 사생활이 발목을 잡는다.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최고의 페어플레이어 라는 타이틀이 더 어울리는 선수다. 그는 심판의 오심으로 페널티킥을 얻었을 때 심판에게 실수로 넘어진 것임을 알렸고, 자신의 손에 맞은 공이 그물을 갈랐을 때에도 심판에게 달려가 골이 아님을 인정할 줄 아는 프로였다. 수만의 관중이 기립박수를 친 페어플레이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장면이다. 엄청난 재능이나 장기간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도 아니다. 단지 한순간의 용기만 필요했을 뿐이다.
세상에는 극소수의 특별한 금메달리스트가 있지만 셀 수 없이 많은 보통의 페어플레이어도 존재하고, 승리만 바라보는 비겁한 승리자도 있을 것이다. 승리를 위해 뛰는 것은 스포츠 선수의 본분이다. 하지만 공정치 못한 승리를 하는 선수에게는 어느 누구도 프로정신이 뛰어나다고 말하지 않는다.
공직자들이 보편적으로 따라야 하는 프로로서의 모델은 어느 쪽인가? 모든 공직자들이 대통령이 되고 장관이 될 수는 없지만 청렴한 공직자라는 명예는 누구에게든 열려있다. 재능과 노력이 필요한 부분도 아니다. 그렇다고 결코 가볍지는 않다. 청렴함은 공직자의 명예이자 프로정신이고, 사회에 대한 페어플레이기 때문이다.
페어플레이로 기립박수를 받아본 축구선수는 다음에도 페어플레이를 할 것이다. 공직자들은 자신의 지위보다는 청렴함에 명예로워 할 줄 알아야 하며, 시민들도 공직자들의 페어플레이에 박수를 쳐줄 수 있었으면 한다. 박수 받은 공직자는 더욱 공정한 행정을 서비스할 것이고, 이에 시민들은 공직자들에게 명예를 주는 선순환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행여 박수갈채가 없더라도 우리 페어플레이 하자.
적어도 나와 당신만큼은 실력이 3등 일지언정 프로정신을 잃은 3류가 되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