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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술 권하는 사회, 이대로 괜찮은가?
[기고]술 권하는 사회, 이대로 괜찮은가?
  • 영주일보
  • 승인 2016.10.30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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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선 서귀포시동부보건소
▲ 오영선 서귀포시동부보건소 ⓒ영주일보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 2015년 제주지역의 월간음주율은 58.6%로 2008년 (51.7%)대비 6.9%나 증가했으며, 고위험음주율 또한 18.8%로 2008년(17.1%)대비 1.7%가 증가하였다. 제주도의 경우 이 두 개의 지표는 모두 17개 시도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한다.

우리나라 알코올중독 즉, 알코올사용장애 유병율은 성인(18~74세)인구 중 4.4%으로 추정한다. 즉 100명 중 4명은 알코올 없이는 인간관계를 맺는 것도, 잠을 편안히 자는 것도, 사회생활을 하는 것도 힘든 사람들인 것이다. 술에 관대한 대한민국의 문화와 이에 대한 폐해를 계속하여 홍보하고 치료를 지원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알코올사용장애에서 우리사회가 자유롭지는 않을 것 같다.

2012년 제주도 학생 흡연 및 음주실태 표본조사 보고서(제주특별자치도 교육청)에 따르면 11~19세 청소년 음주율(최근 한 달 이내에 1잔 이상의 술을 마셔본 학생)이 10.3%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학업 뿐 아니라 신체적인 성장발달과 정서적, 사회적 인격형성이 급속히 이루어지는 시기에 술로 스트레스를 풀고 친구관계를 맺는 우리의 아이들이 성인으로 이어질 경우 개인적 건강상의 문제점 외 또래 청소년들 간 학교폭력 등 비행행위로 이어지는 심각한 폐해가 발생한다.

수많은 드라마나 TV광고의 멋진 스타들이 시원하고 멋있어 보이는 모습으로, 마치 어른이라면 이러한 즐거운 시간을 즐길 줄 알아야한다는 것처럼 술을 마시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사람들에게 술을 사서 마시게 세뇌를 하는 목적의 광고이니 그 유혹성은 어른도 견디기 어려운 것이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고 흉내 내고 싶은 청소년은 더욱 취약한 것이 당연한 일. 게다가 자신의 부모가 평소 술을 좋아하고 취한 모습을 자주 보인 가정의 자녀는 술로 인하여 문제를 일으키는 부모의 행동을 싫어하면서도 성장하며 이와 같은 행동양상을 보이게 된다. 가정폭력에 노출된 아이가 자라서 또 다시 가족을 폭행하는 성향의 배우자를 만나는 것과 같은 기전이다.

사랑하는 나의 자녀가, 지금 학창시절의 스트레스와 억압을 술로 풀고 있다면,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 당하지 않으려 청소년의 술 문화에 끼어들지 않을 수 없다면, 그래도 당신은 계속 술에 관대하겠습니까?

연애하고 운동하고 여행 다니고 음악이나 독서 같은 취미활동이 아닌 지금 당신이 퇴근 후 기울이는 소주잔에 20년, 30년 후 당신 자녀의 얼굴이 비추고 있다면?

11월은 음주폐해의 달이다. 알코올사용장애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 아니며 몇몇 개인만 노력하거나 국가에서 캠페인만으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어렵고 힘든 사회가 될 수록 건강한 개인, 건강한 가족을 지켜나가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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