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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친절은 미소로부터
[기고]친절은 미소로부터
  • 영주일보
  • 승인 2016.10.2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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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숙 제주시 일도이동주민센터
▲ 양희숙 제주시 일도이동주민센터 ⓒ영주일보

 10년전 주민등록증 신규발급을 위해 동 주민센터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어린마음에 관공서를 방문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졌지만 주민센터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부담스러웠던 무거운 마음은 눈 녹듯 사라지게 되었다. “학생~ 무슨 일 때문에 왔어요?” 따뜻한 미소로 반겨주었던 인상이 좋은 주무관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10년 전에 좋은 기억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주민센터 민원창구에서 한번쯤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운이 좋게 올해 1월, 일도이동 주민센터로 발령이 나면서 주민등록민원업무를 보게 되었다.

  주민등록민원업무를 보게 되면 다양한 민원인을 접하게 된다. 한번은 전입신고를 하기 위해 방문을 한 남자 민원인분이 있었다. 아버지 밑으로 세대편입을 하게 되는 경우인데, 세대주인 아버지의 도장을 지참하지 않아 전입처리가 되지 않는다고 하니 민원인은 “자기 아버지한테 들어가는 데 무슨 도장이 필요하냐, 전화로 확인을 해보라”며 언성을 높이며 전입신고 반려를 인정하지 않았다. 나는 애써 미소를 띄고, 최대한 상냥하게 민원인의 입장도 공감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이며 법과 규정에 따라 도장이 필요한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을 드렸고, 민원인은 그제서야 진정이 된 듯, 나중에는 언성을 높여 미안하다고 하시며 돌아가셨다.

  주민등록업무는 대부분이 법과 규정에 따라 원칙을 지켜야한다. 즉, 민원인이 요구하는 소위 말하는 융통성을 발휘할 수 없는 때가 많다는 것이다. 내가 민원인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가끔 안타까운 상황이 있긴 하지만, 그 안타까운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은 하되, 원칙을 지킬 수 밖에 없다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럼 대부분의 민원인들은 감사하게도 인정하시고 돌아가신다.

  민원업무를 보면서 보람을 느꼈었던 적은 거동이 불편하신 할머니가 전입신고를 하러 온 적이 있었다. 할머니께서는 전입신고서를 작성하는 데 어려움이 많아 보여 돋보기를 가져다 드리고 말씀을 드릴 때도 천천히 상냥하게 말하여 무사히 전입신고를 끝내게 되었다. 할머니께서는 연신 고맙다고 수고했다고 말씀해주셨다. 이처럼 민원인에게 미소를 보이고 상냥하게 대하니 민원인 또한 웃으며 고맙다고 말씀해주실 때가 가장 보람을 느꼈다.

 10년전 주민센터를 방문했을 때 어느 주무관님의 친절한 미소로 마음이 편해질 수 있었던 나의 경험처럼 친절은 상냥한 미소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 스스로의 감정과 컨디션을 잘 관리하며 주민센터를 방문하는 민원인에게 좀 더 따뜻한 인상과 밝은 미소를 보이며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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