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06-05 22:22 (목)
“조경철 마을회장 체포는 상생 거부하자는 것”
“조경철 마을회장 체포는 상생 거부하자는 것”
  • 양대영 기자
  • 승인 2016.09.06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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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회, 성명 발표 "조경철 회장 체포는 상생거부하자는 뜻"
“해군이 과연 국민을 품고 국가를 지킬 수 있겠는지 의문만 스스로 키울 뿐”

총구를 겨눈 군 훈련에 대해 항의한 혐의로 조경철 강정마을회 회장이 긴급 체포된 것과 관련해 강정마을회는 “결국 지역주민조차 품지 못하는 해군이 과연 국민을 품고 국가를 지킬 수 있겠는지 의문만 스스로 키울 뿐”이라고 질타했다.

강정마을회는 6일 <해군은 강정마을을 더 이상 건드리지 마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강정마을회는 “지난 1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인터넷 언론에 기록된 흔적만 찾아봐도 얼마나 제주해군기지를 둘러싼 갈등이 심했는지 단박에 알 수 있지만 해군에게 그런 자료를 스스로 찾아보라고 주문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해군기지를 책임진 지휘관들만이라도 제주지역 언론 인터넷에 접속하여 제주해군기지라는 검색어로 살펴 볼 것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정마을회는 “적어도 그렇게 된다면 최소한의 인간적 양심을 발휘할 동기는 될 것이라 믿는다”며 “그렇다 하더라도 그 어떤 기록에도 없는, 기억에만 남아있는 해군과 주민간의 갈등들이 있었던 것들은 모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억에만 남아있는 갈등이 더 큰 트라우마로 남아 새로운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정마을회는 “몇 년 전, 한 해군 대령이 강동균 전 마을회장에게 한 밤중에 전화를 걸어 ‘김정은에게 충성하시느라 고생이 많습니다’라며 인사를 하는 것을 시작으로, 계속하여 종북으로 매도하고 조롱하다 언론에 노출된 후 경질되는 사건이 있었다. 문제는 그 전화사건만 있었던 것은 아님에도 언론은 통화녹음이 증거로 확보된 이 사건에만 주목했었다”고 말했다.

강정마을회는 “특히 구럼비 들어가는 길목에 펜스가 쳐지던 날, 주민들과 활동가들 오십 여명이 경찰에 의해 강압적으로 연행되어 가는 모습을 보며 당시 해군기지 사업단장 이 모 대령이 서귀포 경찰과 함께 웃고 있는 모습을 목격한 사람들은 아연질색 할 수 밖에 없었다”며 “해군장교들의 인면수심을 확인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쏘아붙였다.

강정마을회는 “강정마을주민들에게 해군의 이미지는 이러한 사건들의 기억들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라며 “그런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들어서고 지난 4월 27일 기지경계훈련의 일환으로 완전무장한 병사들이 탄창을 결합한 총기를 겨누며 사주경계상태로 차량에 탑승하여 하루에 몇 차례씩 마을 안길을 다니는 것을 보는 것은 참으로 머리털부터 바짝 곤두서는 경험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초등학생들이 하교하는 시간에 강정초등학교 정문 앞에 그 차량이 나타나자 주민들이 죽음의 공포를 느끼고 즉각적으로 반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정마을회는 “당시의 그 군인들이야 전후사정을 모를 수 있고, 주민들의 항의에 이유 없는 미안함을 느꼈을 수도 있다. 그리고 부대장 역시 이러한 갈등에 대해 몰랐다면 부대훈련에 마을주민들이 왜 반발하는지 이해를 못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강정마을이 갈등으로 심하게 고통 받았다는 개략적인 사실 하나만으로도 부대장은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주민과 상생의 노력을 하여야 하는 것 아닌가”하고 반문했다.

강정마을회는 “그러나 해군은 기어코 당시 항의했던 조경철 마을회장 등 4명을 고발조치하더니 구상권을 철회하지 않을 명분으로 삼기 시작했다. 군사훈련조차 방해하는 주민들이 사는 마을을 단단히 본보기를 삼아야 한다는 보수언론들의 논조도 한동안 이어졌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경철 마을회장은 이러한 해군의 태도에 조사불응으로 대응했다. 그러다 결국 어제 9월 5일 날짜로 체포영장이 집행된 것”이라며 “해군이 민간 행정조직이었다면 이러한 사건이 고소고발로 이어지는 경우는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민원사건이 되어 주민편의를 고려한 조치들이 이어져야 정상적인 사회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강정마을회는 “해군이 이 사건으로 얻는 것이 무엇인가. 일벌백계하면 강정주민들이 항복하고 발밑에 엎드릴 것 같은가? 아니다. 결국 이 사건 역시 또 하나의 트라우마가 되어 영원히 상생을 거부하는 관계를 해군이 앞장서서 만들고 있을 뿐”이라며 “결국 지역주민조차 품지 못하는 해군이 과연 국민을 품고 국가를 지킬 수 있겠는지 의문만 스스로 키울 뿐이다. 힘을 가졌으되 그 힘이 국민으로부터 나왔음을 알지 못하고, 그 힘에 걸 맞는 아량조차 없는 해군의 모습은 참으로 옹색하기 그지없다”고 주장했다.

강정마을회는 “현재 제주해군기지에 근무하는 해군 장병들은 어쩌면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해군과 강정마을 주민들 간의 갈등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을 수 있다. 혹시 안다고 하더라도 입지선정과정과 건설과정에서 다소 매끄럽지 못한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고 아는 정도일 것이다.

세상의 만물과 사건은 시간이 지나가면 모두 잊히고 변한다지만 과거를 누군가 기억하고 기록하는 한 결코 진실은 변하지 않고 남아있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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