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인근 세화곶자왈 매입 무차별 훼손…‘20억 차익’
제2공항 인근 세화곶자왈 매입 무차별 훼손…‘20억 차익’
  • 양대영 기자
  • 승인 2016.08.1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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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명 텔러마케터 동원 6개월만에 953% 수익 올려…개발업자 영장
페이퍼컴퍼니 설립, 조직적 투기...2억에 매입→26억에 되팔기도

▲ 산림개발로 인해 많은 소나무와 활엽수가 제거되었다.
제2공항 건설예정지 인근에 위치한 세화 곶자왈 일대 산림을 무차별적으로 훼손한 기획부동산 개발업자와 산림훼손에 가담한 시공업자인 중장비기사가 경찰에 적발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단장 강석찬)은 기획부동산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하여 제2공항 건설예정지 인근에 위치한 세화 곶자왈 일대 산림을 무차별적으로 훼손한 브로커 송모씨(男, 63세, 제주 거주), 기획부동산 개발업자인 윤모씨(男, 39세, 대전 거주), 이모씨(男, 41세, 서울 거주) 등 3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및 산지관리법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산림훼손에 가담한 시공업자인 중장비기사인 또다른 이모씨(男, 49세, 제주 거주)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 식생하던 나무들을 제거한 후 울퉁불퉁한 곶자왈 지면을 평평하게 하고 여기서 발생된 돌무더기들을 연접한 토지로 밀어 내었다.
자치경찰단에 따르면 송씨는 제주 곶자왈이 집중보호와 관리되고 있어 개발행위가 엄격하게 제한된 지역임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윤씨와 이씨에게 지난해 8월 초순경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2550 임야 1필지 1만460㎡를 소개하면서 토지분할과 도로개설을 통하여 건축행위가 가능하도록 해주겠다고 제안하였고, 윤씨와 이씨는 송씨의 제안을 받아들여 제2공항 건설예정지 발표 75일 전인 지난해 8월 28일 이 임야를 2억7천5백만원(3.3㎡당 8만원)의 싼값에 매입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중순경부터 9월 중순경까지 사이에 이 임야를 훼손하여 진입로를 개설하고 토지를 분할하여 건축허가가 가능한 토지로 만들어 높은 가격으로 매매하기 위해 당국의 산지전용 허가도 받지 않은 채 대형 굴삭기 2대를 동원하여 해송, 팽나무, 예덕나무 등 1893본을 뿌리까지 뽑아낸 후 웅덩이를 파 불태운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이들은 이 임야 산지의 경사도를 낮춰 지목변경과 건축이 가능한 조건을 맞추기 위해 중장비를 이용하여 지대가 높고 낮은 곳을 절․성토하거나 인근 토지로 밀어내 평탄화작업을 하여 이 임야 곶자왈 1만460㎡와 나중에 건축물 신축시 진입로로 활용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소유의 국유재산인 도로 5408㎡등 총 1만5784㎡의 산지를 무단훼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 곶자왈 내 건축물이 들어낼 수 있는 조건을 맞추기 위해 각 필지별 진입이 용이하도록 건설부 소유의 국유재산에 진입로를 개설 하였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법인세 감면 등 각종 혜택을 위해 미리 설립한 기획부동산 농업회사법인 3곳과 부동산개발업인 주식회사 법인 1곳을 통해 공항입지 발표 다음날인 지난해 11월 11일 허위 부동산매매계약서를 행정기관에 제출하여 이 임야 1필지를 13필지로 분할했다.

입지발표 63일 후 부터는 본격적으로 텔러마케터 100여명을 동원하여 중부지방을 기점으로 대전, 청주, 세종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매매광고를 집중적으로 벌여 최종 올해 2월 17일까지 86명에게 매매를 완료함으로써 최초 매입금액 대비 932%의 시세차익을 올려 26억원(3.3㎡ 83만원)에 매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치경찰단 관계자는 “농업회사법인 실체여부 확인, 공범관계, 범죄수익금 파악 등이 필요함에 따라 대전에 있는 기획부동산 농업회사법인 등 4곳과 공사 시공업체 1곳에 대하여 수사관 20명을 동원하여 대대적으로 압수수색을 집행한 결과 농업회사법인이 페이퍼컴퍼니이고 공사대금 거래내역, 기획부동산 투기행위로 얻은 범죄 수익금 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 부동산 투기 조직이 사건 현장과 그 주변에 대한 개발 계획도를 만들어 홍보하였다.
또 “피의자들이 서로 공모하여 제2공항 건설 발표와 함께 제주부동산 경기호황이 맞물리면서 텔레마케터 100여명을 동원하여 기획부동산 투기행위를 한 것으로 입증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면적과 훼손규모가 광범위하여 원래 상태로의 복구가 어렵다는 점, 국․공유재산을 마치 자신의 사유재산인 것처럼 사리사욕으로 챙겼다는 점, 피의자들이 범죄혐의를 부인하면서 진술을 조작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있어 구속영장을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자치경찰 관계자는 “산림사건 전담수사반을 편성하여 금년 7월말까지 65건의 산림훼손사건을 수사하여 기획부동산 농업회사법인 대표와 감사 2명, 동광․와산 곶자왈 훼손사범 2명, 한라수목원 산림훼손 부동산 개발업자 1명, 광평리 타운하우스 조성을 위해 산림훼손한 기획부동산 개발업자 1명 등 6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 제2공항과 행정구역상 연접한 세화리 임야를 판매하기 위해 광고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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