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침 차 교체 시기도 되었고, 무엇보다 먼저 타보고 싶다는 생각도 한 몫 했다.
출퇴근 거리상 연비가 많이 나오는 생활 패턴은 아니지만, 제주 시내권 출퇴근 용으로는적당할 듯 싶었다.
차량 구매 결정에는 몇 가지 고려사항이 있었는데, 그 첫 번째는 누구나 생각하듯 “충전을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우리는 아파트(공동주택)에 살고 있고, 우리 아파트에는 충전시설이 아직 없어서 근처 관공서의 충전시설과 다니고 있는 직장의 충전시설을 이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출퇴근 거리상 일주일에 한번 이상은 충전을 해야 하는데 이런 불편을 감수할 수 있을까 아내와 함께 고민을 해보았다. 우리의 결정은 “한번 써 보자였다”.
주변의 지인들은 그런 불편을 감수하면서 왜 전기차를 타고 다니느냐고 말하지만, 우리는 “즐거운 불편”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즐거운 불편” 이라는 책에서 이 책의 저자 후쿠오카 켄세이는 “인류의 미래를 위해 불필요한 낭비와 필요한 불편이 무엇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필요한 불편이라면 즐겁게 생각하고, (물론 그 불편한 부분들은 여러 가지 제도 정비로 빠르게 없어질 것으로 확신한다.) 그 정도의 불편은 불편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전기차를 두 달 운행 해 본 지금의 느낌은 “그리 불편하지 않다”라는 것이다. 충전에 소요되는 시간은 짧게는(급속 충전) 40분, 길게는(완속 충전) 3~4시간 가량 소요되는데, 충전하는 동안 가끔은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나만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연료비가 이전 차량에 비해 적게 드는 것은 확실한 이점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우리 아이들이 “우리 차는 친환경적인 차”라고 할 때 가장 뿌듯 해 진다. 아이들도 자동차에서 나오는 매연 등으로 인해 지구가 아프다라는 걸 안다.
아이들은 차를 타고 가면서 에너지가 어느 만큼씩 소모되고 있는가를 유심히 살펴 보고 에너지 절약에 대해서도 얘기하곤 한다. 예전 차를 사용 할 때는 느끼지 못한 부분이다.
전기차 보급 확대에는 앞으로 해결 되어야 할 숙제들이 많이 있다. 충전요금의 문제, 공동주택의 경우 충전기 설치의 문제, 배터리 수명 및 교체 등(기존 1세대 이용자들에 대한 충분한 고려) 현재로서는 확신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현재 정부나 제주특별자치도의 전기차에 대한 지원 정책을 봤을 때 멀지 않은 시기에 이러한 문제는 충분히 해결 될 것으로 믿는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 제주를 위해 미세먼지와 탄소배출을 줄여 카본프리 아일랜드로 나아갈 수 있는 “전기차” 도민 모두가 지금 선택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