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신당 창당설'을 부인하기 직전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난 것으로 확인돼 향후 안 원장의 행보에 박 시장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달 27일 안 원장을 만나 '신당 창당 등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이 날은 안 원장이 기자회견에서 '강남 출마설'과 '신당 창당설'을 부인하기 불과 나흘 전이다.
박 시장은 안 원장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도움을 준데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한 자리였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제3신당론'이 연일 제기되던 시기에 회동 직후 안 원장이 신당 창당 가능성을 일축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그간 안 원장의 멘토로 불리던 법륜 스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 정치권 외곽 인사들과 여야를 넘어선 제3세력 구축을 도모했지만 안 원장은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결과적으로 안 원장이 이들의 요청을 외면하고 박 시장의 의견을 수용해 입장을 정리한 모양새가 됐다. 현재 안 원장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동반자가 박 시장임을 확인한 셈이다.
박 시장의 한 측근은 "안 원장과 박 시장은 이제 우호적으로 공존하는 사이가 됐다"며 "정치적으로 뜻을 함께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 원장의 성공은 박 시장에게 큰 정치적 자산이 됐다. 박 시장의 성공은 안 원장의 가능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두 사람이 공동운명체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원장이 신당 창당 가능성을 부인한 만큼 내년 총선 이후 박 시장이 참여하는 야권 통합 신당에 힘을 보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안 원장이 한나라당과는 분명한 대립각을 세웠고, 법륜 스님과 윤 전 장관은 신당 창당 움직임을 접었기 때문에 남아 있는 대안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 원장의 정치참여 여부는 아직도 불확실하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박 시장 측근은 "야권 통합이 대통합이 아닌 중통합에 그치고 있는 만큼 안 원장이 지금은 지켜보겠다는 생각이 큰 것 같다"며 "박 시장도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도 '혁신과통합'에 참여하고는 있지만 야권 통합이 '민주 통합'과 '진보 통합'의 양 갈래로 나뉜 상황에서 어느 한 쪽을 선택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