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석유화학단지에서 정전이 발생해 현지 공장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
정전은 오후 1시59분부터 2시9분까지 10분 동안 발생, 석유화학공단 내 입주해 있는 70여 개 기업체 중 20여 곳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K에너지 등 석유와 화학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SK에너지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부분적인 정전이 발생한 적은 있었지만 공장 대부분이 피해를 입은 정전은 처음이다"며 "재가동은 빨라도 2~3일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확한 날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정전은 주요 석유화학업체가 몰린 용연공단 내에서 발생해, 피해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까지 상당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용연공단에는 50여개의 업체가 입주해 있다.
울산 석유화학업계는 지난 1999년 발생한 울산지역 정전사태와 비교해 피해금액이 적게는 수백억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1999년 5월, 울산화력과 용연변전소를 연결하는 송전선로에 이물질이 끼어 전압이 크게 떨어지면서 정전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이날 피해로 석유 관련 업체 등 20여개 기업은 생산중인 제품이 모두 응고돼 25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현재 원유를 끓여 석유제품을 생산하거나,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원료가 되는 나프타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작업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석유화학공단 내 다른 중소 기업체의 공장도 대부분 가동을 멈췄다.
이들 업체는 재가동 때까지 피해규모를 줄이기 위해 신속한 안정화작업(원료 연소작업 등)을 벌이고 있다.
한 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검은 연기를 화재로 오인한 시민들의 신고 50여건이 한꺼번에 폭주하는 등 정전으로 큰 혼란을 겪었다.
이번 정전은 남구 용연변전소 송전선로 설비증설작업 중 절연개폐장치(GIS) 이상으로 발생한 것으로 한전 조사 결과 나타났다.
한전측은 "9월부터 송전선로증설을 위해 기존 GIS 1개에서 1개 더 추가설치 작업을 실시하던 중 H사로부터 납품된 신규 GIS 결함으로 정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