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법 넓은 공간에 쓰레기통이 다른 곳보다 많은 클린하우스가 있다. 그런데 저녁만 되면 각종 쓰레기로 클린하우스 공간의 무질서가 넘친다. 접거나 묶지 않고 배출된 다양한 크기의 박스와 재활용으로 내놓은 캔, 빈병, 플라스틱 제품들이 서로 놓일 장소를 찾지 못해 청결지킴이조차 불만의 대상인 곳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런 클린하우스 맞은편 음식점은 입소문으로 찾아오는 손님들로 거의 매일 불야성을 이룬다는 것이다.
장사가 너무 잘 되어 주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데도 주인장은 클린하우스를 좀 치워주면 안 되겠냐고 질문한다. 손님으로 가득 차고 영업이 잘 되어 더 많은 쓰레기 배출로 엉망이 되는 클린하우스에는 분명 번창하는 가게 주인장의 탓도 있을 텐데, 장사에 방해가 될 것 같은 생각 때문에 클린하우스가 가게 주변에서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
또 다른 누군가는 클린하우스를 모두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집 앞에 쓰레기를 내놓으면 그걸 수거해갔는데 그런 방식이 더 청결하고 쓰레기 발생량도 적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전국 각지의 자원과 사람이 몰려들어 더 혼잡하고 청결하지 않을 것 같은 수도 서울이 제주도보다 더 깨끗해 보이는 이유를 아느냐고 한다.
우리들 주변 클린하우스에 대한 생각들은 나름 모두 일리가 있다.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뚜렷한 시각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쓰레기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는 우리에게 청결한 클린하우스를 꿈꾸는 것은 지나친 기대일까?
처음부터 클린하우스가 더럽고 냄새나는 곳은 아니었다. 아무렇게나 버려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우리들의 무질서와 비양심이 클린하우스를 더럽히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대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나갔다. 특단의 대책도 아니고, 차선책도 아니라면 다양한 개선책이라도 시행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