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주명 선생은 1943년 4월부터 1945년 5월까지 2년 1개월 동안 제주도 시험장의 책임자로 근무하면서 제주도 사투리, 제주인구현황, 제주에 관한 문헌, 제주도 수필, 제주도 곤충상, 민요 오돌또기, 제주도 상피병 등등 제주도의 자연, 인문, 사회 등에 대한 현지답사를 통해 자료를 조사하고 연구하여 총 6권의 ‘제주도총서’를 냈다. 제주도 총서 6권 가운데 「제주도곤충상」을 제외한 5권이 인문·사회분야 연구서인 점은 선생이 얼마나 제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깊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금도 제주대 아열대 농업생명과학 연구소 내에는 선생의 연구실로 사용하였던 흔적이 담긴 건물이 온전히 존치되고 있다.
서귀포시는 선생의 업적을 재조명하고 기념화해 나가고자 지난해부터 제주대학교와 석주명 연구소 건물과 부지를 확보하기 위한 협의를 해 왔으나 석주명 연구소 건물과 부지 매각시 대학교 연구시설 축소에 따른 국비지원이 줄어드는 문제로 제주대학교는 교지(校地)확장을 위해 대학교 후문에 위치한 산림조합중앙회 토지를 서귀포시가 매입하여 교환하자는 요청이 있었다. 이에 서귀포시는 대학교에도 도움이 되도록 국유지 매입이 아닌 대체 부지를 마련하여 교환하는 방향으로 진행해 왔으며 산림조합중앙회에 적극적인 협조로 이달 말이면 제주대학교와 교환할 대체 토지를 확보하게 된다.
돌이켜 보면 석주명 선생이 제주에 대한 업적이 지대함에도 지금까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70여년을 무관심속에 있다는 사실이 제주인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다.
제주대 아열대 농업생명과학연구소 내에 온전하게 보전되어 있는 석주명 선생의 흔적을 정리하여 석주명 선생을 기리고 재조명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 나가는 것이 제주의 자존감을 찾는 의미 있는 사업이 아닐까.
석주명 선생 기념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제주대학교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