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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청렴기고가 사라지는 그 날까지
[기고]청렴기고가 사라지는 그 날까지
  • 영주일보
  • 승인 2016.06.0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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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진 서귀포시 표선면사무소

▲ 박대진 서귀포시 표선면사무소
얼마 전 어느 지역일간지에서 “청렴기고를 허하라”라는 칼럼을 본 적이 있다. 이 언론사 편집국에서는 봇물 터지듯 쏟아져 들어오는 청렴기고에 손사래를 치기까지 했지만 연일 터지는 공직자 비리에 다시 청렴기고를 게재할 수 있도록 해야 되지 않겠냐며 부끄러운 공직사회의 현주소를 우회적으로 비판하였다.

실제로 도에서는 내부전산망에 청렴기고들을 공유하고 있는데 지난 5월 한 달 동안에만 50건에 가까운 글들이 올라왔으니 도와 행정시, 읍면동, 기관과 부서를 막론하고 청렴기고 작성 열풍이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렇게 많은 청렴기고들이 매일 신문과 인터넷언론을 통해 도민들에게 전달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다른 지면에서는 공직자의 부정과 비리를 지적하는 기사가 실려 청렴기고를 투고한 공직자를 머쓱하게 만드는 상황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청렴! 기고를 쓸 때 빠지지 않고 넣어주는 단어의 사전적 정의(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처럼 그 의미가 어려운 것은 아닐 것이다.

또한 매년 10시간 이상의 교육을 들어야 할 만큼 청렴의 내용이 어려운 것도 아닐 것이다.

그러면 모르면서 잘못하는 것과 알면서도 잘못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나쁠까?

형법에서는 무지로 인한 과실보다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알면서도 잘못된 일을 저지르는 고의 내지 미필적 고의에 대한 처벌이 더욱 엄한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알면서 실천하지 않는 것은 참된 앎이 아니다”라고 퇴계 이황 선생의 말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단순히 청렴에 대해 글로 표현하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언행일치(言行一致)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래야 도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고 그래야 언론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필자도 더 이상 청렴기고를 언론사에 투고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공직사회가 속히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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