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06-05 22:22 (목)
[녹색당]대선후보 반기문 '관피아 방지'에 걸리나
[녹색당]대선후보 반기문 '관피아 방지'에 걸리나
  • 김수성 기자
  • 승인 2016.05.24 19: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역시 UN이었다. 퇴직자 취업제한규정, '관피아 방지책'을 갖고 있었다. 지난 23일 <프레시안>의 보도에 따르면 1946년 1월 24일 제1차 유엔총호에서 채택된 결의안인 '유엔 사무총장 지명에 관한 약정서'의 4-(b)항에 따르면, "사무총장은 여러 정부로부터 비밀스러운 상담역을 하기 때문에, 모든 회원국은 그에게, 적어도 퇴임 직후에는, 그의 비밀 정보가 다른 회원국을 당황시킬 수 있는 어떠한 정부 지위도 제안해서도 안 되며, 사무총장 자신으로서도 이런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한다.

이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알게 된 비밀스러운 정보를 특정 국가를 위해 활용할 소지를 제한하는, 공직자의 퇴직후 취업제한인 셈이다. 기한이 '적어도 퇴임 직후'라고 추상적으로 규정되어 있지만, 2017년 대선을 '직후'가 아니라고 보기 어렵다. 2017년이 '퇴임 직후'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지만, '적어도 퇴임 직후'라는 문구는 '직후'에서 벗어난 시기더라도 이러한 제한이 얼마간 유효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편으로 '결의안'이라는 이유로 권고사항쯤으로 여길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이 조항은 의무(should)로 규정되어 있다. 어겼을 경우 처벌조항이 없더라도 UN사무총장이라면 이를 당연히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UN을 무력화시키는 행위다.

반기문 총장은 그동안 국내 여론을 상당히 의식하는 행위를 해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자랑스러워하고 그 부친이 일으킨 새마을운동에 반 총장이 보낸 찬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가 대선주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는 매우 순진한 사람 취급을 받을 정도다. 이제는 밝힐 때가 되었다. '대선에 뜻이 있느냐'가 아니다. 결의안의 저 내용을 '알고 있었느냐'에 대해서다. 몰랐다면 UN 총장의 자격이 없다. 알고 있었다면, 2017년 대선에는 생각이 없으면서 그동안 모종의 이유로 대선주자로 꼽히는 것을 방관했거나 생각이 있으면서도 결의안을 눙치고 지나가려고 했거나 둘 중 하나다. 이중 어느 경우라도 큰 문제다. 반 총장이 솔직히 털어놓을 때다.

그리고 어떤 경우든 반 총장은 UN 총장으로서의 소임에 몰입하기 바란다. 'UN 자체의 문제'라며 반 총장의 부진을 감싸는 의견도 있지만 그는 계속 혹평에 노출되어 있다. 차별, 혐오, 테러리즘, 기후변화가 계속 고양되는 지금, 반 총장은 자신이 이미 지구사의 대단히 중대한 대목에서 중요한 자리에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퇴직후'를 기약하지 않는, '오늘만 사는' 듯한 자세가 절실하다.

2016년 5월 24일
녹색당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명 : (주)퍼블릭웰
  • 사업자등록번호 : 616-81-58266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남광로 181, 302-104
  • 제호 : 채널제주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제주 아 01047
  • 등록일 : 2013-07-11
  • 창간일 : 2013-07-01
  • 발행인 : 박혜정
  • 편집인 : 강내윤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내윤
  • 대표전화 : 064-713-6991~2
  • 팩스 : 064-713-6993
  • 긴급전화 : 010-7578-7785
  • 채널제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5 채널제주.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channeljeju.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