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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나는 ‘좋은 곳’에 산다
[기고]나는 ‘좋은 곳’에 산다
  • 영주일보
  • 승인 2016.05.0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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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미 제주시 건입동 주민센터

▲ 고은미 제주시 건입동 주민센터
제주에 살고 있지만 제주의 푸른 에메랄드 빛 바다는 우리를 늘 설레게 한다. 어디에 살고 있냐는 물음에 ‘제주에 산다’고 하면 늘 돌아오는 대답은 “좋은 곳에 사시네요.”이다. 제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가 ‘청정제주’여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마냥 아름다운 제주를 상상하다가 제주의 거리를 거닐다보면 실망스러운 실상들을 마주하게 된다. 길가에 무질서하게 섞여있는 쓰레기들, 도로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는 물통들, 그리고 이면도로에 또 다른 주차장마냥 세워져 있는 차들은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제주시는 이러한 문제들을 ‘3대 불법·무질서 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근절하기 위한 운동을 지난 3월부터 추진하고 있다.

일상 속에 만연한 무질서 행위들은 ‘다른 사람들은 다 저지르는데 나만 지켜봤자 뭐가 달라지겠어’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민센터에서 대형폐기물 신청을 접수하면서 많이 듣게 되는 말 중 하나가 ‘다른 사람들은 그냥 버렸던데...’이다. 즉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게 이상한 게 아니라 오히려 정당하게 법을 지키는 사람들이 ‘나 혼자 굳이 왜?’라는 찝찝한 마음이 들게 하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3대 불법·무질서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과태료 등 강력한 제재수단을 적용하는 것도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법을 지키는 것이 당연하다’는 시민들의 인식 변화와 행태 개선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마음에서 우러나와 행동하는 것과 강제로 시켜서 하는 일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억지로 시켜서 하는 일에는 언젠가 감시가 소홀해 질 때가 오면 해방되었다는 생각만 들뿐 더 이상 유지되지 못한다. 반면 스스로 깨닫고 행동하는 일은 ‘나 자신과의 약속’이라는 책임감에 쉽게 포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으면 유명무실하다’는 말이 있다. 이는 시민의 공감과 지지를 얻어야만 제도가 제대로 정착하여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유명무실한 제도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민과 관의 협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다. 민·관의 협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3대 불법·무질서 근절운동이 이어진다면 깨끗한 제주의 거리가 만들어지고 ‘좋은 곳에 산다’는 우리의 자긍심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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