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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칼럼](107)금고의 위기
[현태식칼럼](107)금고의 위기
  • 영주일보
  • 승인 2016.05.0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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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 전 제주시의회 의장

 
금고가 창립된지 몇 년이 되니 금고에 대한 여론이 매우 나빠졌다. 이사들 걱정이 대단했다. 이사장이 중임하고 임기가 끝날 때 다시 더 하려고 이사진 구성을 하려고 노력했으나 모두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사진 구성이 불가능해서 법적 요건을 갖출 수 없게 되자 그때서야 그는 차기 이사장 출마를 포기하겠다고 하였다. 이렇게 되니 금고 운명이 바람앞 에 등불이었다. 영세민의 돈 한푼 두푼 저금한 것이 날아가게 되었다. 보통예금이 즉시 인출이 안되어 때로는 며칠씩 걸렸다. 금융은 신용인데 신용이 말이 아니었다. 금고가 파산되면 평생 어렵고, 서럽게 살아온 극빈자 서민만 울리게 되고, 수천 명이 연관되기 때문에 사회불안이 극심해진다. 사태가 이렇게 전개될 것을 예감하고 아무도 이사장 하겠다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역경에 있을 때 바로잡으려는 공익정신과 희생정신의 발로가 있어야 하는데 손해나고 좋은 소리 듣지 못할 곳에 가겠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나에게 이사장직을 맡아야 한다고 성화가 불같았다.

며칠을 고민했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차마 망하고 불명예를 얻는 곳으로 가라고 할 수 없어서 속앓이만 하였다. 금고가 파산하면 지역경제가 타격이 심하고 민심이 흉흉하면 신제주가 발전하는데 큰 지장이 오고,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자존에 손상이 온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답답했다. 학교일도 했고, 지역의 공적인 일에 참여한 당신 밖에 이사장할 사람도 없고, 금고를 바로잡을 사람도 당신 외에 없다고 강권하며 협박성 언사까지 나오게 되었다.

정말 그랬다. 전후좌우를 돌아보아도 이사장 하겠다는 사람이 나올 것 같지 않았고, 파산은 불보듯 하였다. 나는 용기를 내었다. 내가 과거 제일금융주식회사에 근무할 때 4년동안 결손처분을 단 10원도 한 일이 없었다. 그때 경험으로 이 금고를 일으키고 지역민의 자존을 지키고, 경제적 사회적 문화 수준을 높여야 되겠다. 언제 이익되는 일 좋은 일이 나에게 와본 적이 있나. 항상 남이 싫어하는 것, 어려운 것, 힘든 것만 나에게 왔고, 그것을 극복하여야 능력을 인정받는 것이다. 아무리 어렵고 사회적 비난이 쏟아지더라도 분골쇄신하여 이끌고 나가보자 하는 결심을 하고 이사장직을 수락하고 총회에서 만장일치 찬성으로 당선되었다.

이사장직을 수락하는 조건으로 지금의 이사·감사 중에 내가 지명하면 무슨 이유로든 거절 않겠다는 다짐을 받아놓고 있었기 때문에 이사진 구성은 평소에 금고 발전에 무관심했던 몇 분을 교체 보강해서 출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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