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공이 신양의 재상이 되어 장차 부임하게 되자 공자를 찾아가 작별 인사를 드렸다.
공자는 자공에게 “아무쪼록 부지런히 하고, 삼가고, 절조를 빼앗기지 말고, 자기의 공로를 자랑하지 말고, 포악하지 말고, 도둑질을 하지 마라”고 충고하였다.
이에 자공은 스승의 말이 귀에 거슬렸던지 어찌하여 스승님은 소인에게 ‘도둑질을 하여 세상에 누를 끼치지 마라’는 말을 하실 수 있습니까? 라고 반문하였다.
그러자 공자는 “네가 아직도 자세히 세상의 이치를 모르는구나” 하면서 “물건을 훔치는 것만을 도둑질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이 말은 공복으로서 백성을 유익하게 하지 못하고, “공복의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그것이 바로 도둑질인 것이다” 라는 것이다.
먼 옛날 이웃 나라 성인의 가르침이지만 공무를 게을리하여(무사안일), 맡은바 직무를 소흘히 하여(직무유기) 시민의 원망을 사고 피해를 깨친다면 그것이 곧 도둑놈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지 자문해 본다.
그릇된 공무수행을 단지, 재물을 탐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어찌 도둑질이 아니라고 할 수 있으며 청렴한 공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공직자들은 전에는 하지 말라고 하는 것들 뇌물수수, 횡령 등 돈거래가 있어야만 부정한 행위, 청렴에 위배된 행위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변하였다. 해야하는 것들(규정, 절차, 친절)을 하지 않을 때도 청렴에 위배된다.
우리 행정이 시민에게 감동을 주고 신뢰를 받으려면 일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항상 공직자의 입장이 아니라 행정서비스의 대상인 시민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무의식적으로 행해지는 작은 행동이나 습관, 관습, 그리고 항상 어떤 행동이나 말을 할 경우에는 이것이 청렴에 위배되는 것인지 아닌지 알고 생활 속에서 청렴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청렴은 우리 생활 가운데 가장 기본이 되는 덕목이다. 청렴의 뜻과 그것을 이루고자 하는 행동원칙 그리고 평가의 눈높이도 이젠 달라지는 것이 국민행복시대의 바람직한 공직자상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