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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농정과 청렴 이야기
[기고]농정과 청렴 이야기
  • 영주일보
  • 승인 2016.04.1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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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서귀포시 효돈동주민센터

▲ 강금실 서귀포시 효돈동주민센터
지난해 말 농업기술센터에서 주관하는 시범기술 사업이 있었다. 15종류에 달하는 사업이 었는데 이름조차 생소했고 난해했다. 사업 홍보와 소개에 소극적이었다. 신청기간이 다 끝나고 나서 사업 희망 농가의 문의를 받았을 때 이미 늦은 것이었다. 농가의 안타까움은 내 안타까움이 되었다.

나는 구좌읍이란 가난한 농촌 마을에서 자랐다. 부모님은 밭농사를 고되게 지었지만 그 벌이는 야속하고 야박했다. 일주도로 상에 있는 우리 유채꽃 밭에는 관광객들이 사진 찍는 명소가 되었고, 면사무소에서는 약간의 보상금이 나갈거라고 했지만 결국 돈은 받지 못했다. 리서기가 횡령한 탓이라고 부모님은 말씀하셨다. 나는 늦은 나이에 진로를 고민하다 행정이 농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해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행정직 공무원이 되었다. 농정 업무에 자원하며 난 농가들이 더 나은 삶을 영위하게 해 줄 수 있으리라는 포부를 가졌고, 반드시 농가가 받을 수 있는 모든 혜택은 농민들이 누려야 한다고 결의를 다졌다.

하지만 위와 같은 사태에 직면하다 보니 난 청렴을 논할 자격조차 없는 공무원이 되었다. 지침을 숙지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농가들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끊임없이 방법을 고민하고 길을 찾아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실제로 현실은 그 모습이 다양했다. 지침을 경직되게 적용하면 혜택에서 제외되는 농가도 적잖이 생겨나기 마련이었다. 억울한 농가가 생기지 않게 하려면 그 목적과 지향점을 늘 염두에 두고 다양한 길을 모색하는 융통성 또한 갖춰야 할 터이다. 청렴, 그것은 나 자신의 부단한 노력과 용기로 이루어질 것이다.

나에게 청렴은 소원하기만 하다. 오늘도 난 나의 모순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청렴에 한 발작 다가서는 내일의 더 나은 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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