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토 자케로니(58) 감독이 이끄는 일본축구대표팀이 북한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조별리그 원정경기를 위해 22년 만에 북한 평양에 들어갔다. 입국심사만 4시간이나 걸려 선수단은 완전히 녹초가 됐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츠호치를 비롯한 주요 언론들은 15일 축구대표팀이 22년 만에 열리는 평양 원정 경기를 위해 중국 베이징을 거쳐 평양으로 입국한 가운데 입국심사에만 4시간이나 걸리는 등 경기 외적인 요인으로 선수단이 혀를 내둘렀다고 보도했다.
일본 선수단은 14일 오후 3시께 평양국제공항에 도착했지만 오후 7시쯤에야 입국심사를 모두 마치고 공항을 떠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오후 5시부터 예정돼 있던 훈련도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없었다. 오후 8시에 시작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의 입국심사가 매우 까다로웠다. 절차를 최대한 간단히 하는 통상적인 축구 A매치 때와는 차이가 컸다.
북한은 2개의 별도 부스를 마련해 한층 강도 높은 입국심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선수단의 가방을 모두 열어 바나나, 껌, 라면 등의 반입을 금지시켰고 입국 심사 카드와 관련해서는 주소, 직업 등을 자세히 따져 물었다.
일본 선수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지만 북한 입국심사관들의 입장은 명확했다. "북한에 처음으로 입국하는 사람들이 많아 규정에 따라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에 대해 "지난 8월 말에 북한대표팀이 일본에 입국할 당시, 제재 조치에 따라서 철저하게 검사를 실시한 것에 대한 대응 조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당시 북한대표팀은 공항에서 2시간을 보냈다.
일본 축구대표팀이 북한 원정에 나선 것은 1989년 6월 1990이탈리아월드컵 아시아지역예선 이후 22년 만이다.
그동안 일본은 북한과 미수교 관계임을 강조해 북한과 붙을 때에는 제3국에서 경기를 치렀다.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도 북한의 정세를 이유로 북한 원정에 나서지 않았었다.
일본이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했고 북한은 탈락이 결정된 가운데 양 팀은 15일 오후 4시 김일성스타디움에서 경기를 벌인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