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범야권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당 지도부와 전국 지역위원장들과의 의견 차이로 당내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현재 지역위원장들 중 상당수는 당 지도부가 내놓은 통합안에 대해 당내 논의 절차 부재 등을 이유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14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국회의원·전국 지역위원장 연석회의를 열고 '혁신과통합'·시민사회세력이 함께하는 통합 방안과 일정 등에 대한 당내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회의에서 지역위원장들은 통합안에 대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240명의 위원장 가운데 160명 가량이 참여할 정도로 관심도 뜨거웠다.
이동섭 서울 노원병 지역위원장은 "민주당의 역사성·전통성·법통을 지켜가야 한다"며 "당당하게 협상의 절차를 밟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민주당 관계자는 전했다.
류연국 부산 중동구 지역위원장은 "친목회에도 회칙이 있다. 회장이 회칙을 따르지 않으면 안된다"며 "이 좋은 정당을 소수당으로 전락시키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선병렬 대전 동구 지역위원장은 "현 지도부가 순차적으로 사퇴를 했으면 통합 로드맵이 쉬웠을 것"이라며 "현 지도부가 당권 주자들과 어떤 형태로든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 서울 서초을 지역위원장은 "민주당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당이지만 논의 속에 국민이 없다"면서 "우리 모두가 자리를 내놓는 것이 승리하는 지름길"이라며 기득권을 버릴 것을 요구했다.
강길성 부산 남구을 지역위원장은 "지금 민주당은 차에 기름이 없고, 사이드 브레이크는 잠겨져 있고 가려는 길이 아스팔트인지 어떤지 모르지만 기어는 5단에 있는 상황"이라며 "1단부터 출발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회의에 참석한 일부 현역 의원들도 지도부 비판에 동참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당당하게 당헌당규를 지키며 가야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또 다른 분열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상천 의원은 "실업자 해소 등 국민들이 원하는 정책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억지로 정당을 만들어서 할 필요는 없다"고 언급했다.
강창일 의원은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위한 정당이지만 현재는 비민주적인 모습이기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당 지도부가 사심 없이 통합을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혜영 의원은 "당명을 지키고 경쟁력 중심의 공천을 실시해야 한다"며 "밀실 협상과 지분나누기는 안 된다. 자신을 키우기 위해 상대방을 키우는 통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손학규 대표는 "지분나누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지도부의 충정"이라며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을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현재 지도부의 노력을 수임을 받기 위한 준비활동으로 이해해달라"며 "당원들과 소통하며 부족한 것을 보완하고 바꿀 것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