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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명 태조 주원장의 리더십
[기고]명 태조 주원장의 리더십
  • 영주일보
  • 승인 2016.04.12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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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형 제주시 기획예산과

▲ 김문형 제주시 기획예산과
원나라 말기 천하의 주인 자리를 놓고 빈농 출신의 주원장과 소금장수 출신 장사성이 자웅을 겨루었다. 주원장의 부대는 장사성의 부대와 강소땅에서 대치하고 있었는데, 주원장이 장사성의 주력 부대를 포위하고자 장사성 부대의 후방으로 우회할 때의 일이다.

험악한 산을 넘어 좁은 계곡 길을 숨어드는데, 이 협곡의 외길 복판에 산오리 한 마리가 알을 품고 있었다.

그를 두고 주원장은 갈등이 생겼다. 그 때 주원장은 빈농 출신으로 일찍 부모를 여위고 절에 몸을 의탁하고 떠돌이 걸승으로 지내던 시절에 ‘새끼 품은 짐승을 해치면 업보를 받는다.’는 가르침이 떠올랐다. 그에 따라 주원장은 진군을 유보한 채 오리가 새끼를 부화시켜 제 발로 비켜 줄 때까지 기다리도록 명령했다.

‘그까짓 오리 한 마리 때문에 진군을 멈추다니!’하며 일부 부하들은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으나 주원장은 묵묵히 참고 여러 날을 기다렸다. 물론 작전은 탄로 나고 전세는 불리하게 기울었다.

그런데 얼마 후에 예상치 않았던 일이 벌어졌다. 적진에서 부장들이 휘하의 병력을 이끌고 투항해 오기 시작한 것이다. 주원장의 진영에서는 어리둥절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적의 부대는 훨씬 강했고 유리한 지점에 진을 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유는 간단한 것이었다. 천하를 얻느냐 잃느냐 하는 그 큰 전쟁에서 한낱 오리의 생명을 위해 전쟁을 유보하는 인간적인 장수라면 그 휘하에 들어가는 편이 옳고 장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작은 생명에 대한 존중과 끈기 있게 참을 줄 아는 힘이 화살 한 번 쏘지 않고 전쟁을 이기는 원동력이었다는 것이고, 천하를 얻었던 주원장의 리더십인 것이다.

주원장은 장사성의 부대와 전투를 벌일 때 부하들에게 엄명하였다.

적장의 어머니가 소주성 밖에 묻혀있다. 이를 훼손하는 자는 베어 줄일 것이다.

주원장은 명나라 태조로 등극한 이후 정치 이념이 다른 정객들까지도 대화와 통합으로 균형을 도모해 나갔다. 나아가서는 반원주의를 이념으로 명나라를 세웠음에도 원나라 황제를 순제로 우대하고, 몽골인들을 발탁하고 몽골 문화를 수용, 균형을 잡아 갈등을 극소화했다.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너도 나도 명함을 내밀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성이 아니라 감성의 리더십으로 명나라를 개국한 명 태조 홍무제 주원장(1368 ~ 1398)의 리더십을 통해 진정한 리더십의 의미를 찾아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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