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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교육의 경쟁은 필요 없는가?
[특별기고] 교육의 경쟁은 필요 없는가?
  • 영주일보
  • 승인 2016.04.0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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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봉 제주도의회 정책자문위원

▲ 강영봉 제주도의회 정책자문위원
필자는 가끔 흥행하는 영화를 보곤 한다. 필자의 직업이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근래 가장 기억에 남고 감동을 받은 영화는 지난 2014년 12월 개봉되었던 ‘국제시장’이다. 당시 기억으로 역대 한국영화 흥행 1위였던 ‘도둑들’의 기록을 뛰어넘어 관객 1,300만을 돌파한 걸로 알고 있다.

왜 이 영화가 그렇게 흥행하였는지는 관람한 사람들만이 느끼고 지금의 사회적 자화상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을 것이다. 당시 필자의 처지가 그런지 ‘아하∼∼ 이건 아닌데’라는 뒤통수를 한데 얻어맞는 느낌을 가졌던 것 같다.

영화의 스토리 내용이 그렇듯이 6.25전쟁 이후 1970년대 어찌나 못 살았는지 오르지 잘아 보겠다고 오직 가족만을 위해 온 몸을 던지는 어머니, 아버지의 삶의 자화상이다. 부모의 바람은 딱 한 가지다. 비록 살림살이가 어렵고 한두 끼 굶는 한이 있어도 자녀교육에 올인 한 것이다. 그 당사자들이 바로 50대부터 70대로 필자도 이 중 한 사람이다.

전쟁이 끝난 주변국들과 우리 교육현장을 비교해보면 주변국들은 우리의 어머니와 아버지 같은 모습은 없었다고 본다. 자신들도 먹고 살기가 바쁜데 당장 소득이 나지 않는 자녀교육에 사활을 건 사례는 우리 부모들뿐일 것이다. 이것이 오늘 날 우리의 경제부국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 교육상황은 가물가물하지만 교실 복도와 바닥에 앉아 수업을 하고, 야간에는 마을에 모여 토막양초를 켜고 선배들과 함께 공부를 했다. 이 모든 열정적 교육열이 오늘의 경제발전과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고 있다고 본다.

근래 우리 교육현장은 어떤가? 보편적 평등교육이라 하여 교육에서는 결코 경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가치로 무르익은 우리의 교육열에 찬물을 끼얹는 느낌이 든다. 깊은 뜻은 논하지는 않겠지만 표를 의식한 선심성 교육이라는 느낌이 앞선다. 시험안보기, 아침 늦게 9시 등교하기, 내신평가, 무상교육(복지) 등등 교육 경쟁력 향상과는 점점 멀어만 가고 있음에 안타까울 따름이다.

교육의 결과는 한 국가의 20∼30년 후에 국가발전의 선행지표인 것이다. 그래서 여타의 국가와 경쟁에 앞서가기 위해서는 초등학교의 학습열, 중·고등학교의 교수/학습에 따른 교육 경쟁을 하는 교실과 교단에서 촉발되어야 한다.

G2국가로 급부상한 이웃 중국이 세계 제1의 대국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바로 학교 교육의 경쟁에 있다는 것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 교육이 가고 있는 보편적 평등교육이 아니라 우수한 영재를 선발해 수월성 교육으로 학력중점학교 교육이다.

단적인 예로 상하이에는 100여개가 넘는 영재교육학교와 평균 수업시간은 세계에서 가장 길뿐만 아니라 전 학교가 학교별로 영재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체계로 원하는 학교에 입학하려면 초등학교부터 입학 경쟁을 하는 것은 당연시 하고 있다. 학생 간, 학교 간 경쟁도 그렇지만 같은 학교에서도 같은 교실에서 같은 수업을 받는 게 아니라 학습능력에 따라 수업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교육은 과학 기술 경쟁력으로 미래 세계의 중심국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국가 전략인 것이다. 우리 교육은 중국이나 일본,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의 지향하는 교육과 반대로 가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보편적 교육이념에 갇혀 평등교육으로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의 교육 열기를 식게 하는 것은 일제식민지시대의 교육 상황과 다름없는 우민정책(愚民政策)이 아닌가 싶다. 교육수요자의 학습의욕을 방해하거나 좌절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경쟁을 고취하면서도 얼마든지 아이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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