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수 서귀포시 세무과

이 상황에 맞는 마땅한 조언이 생각나지 않은 난 들어주기만 했는데도 딸은 위안이 되었다며 목소리 톤이 곧 밝아진다. 둘째 딸은 춤추기를 좋아한다. 중학교 때 댄스동아리 부회장을 맡아 다른 학교에서 공연 초청을 받을 정도였으니 그 춤 실력을 향상시키려고 해댄 노력과 열정이 얼마나 컸을까 보지 않았어도 짐작은 되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 난 춤처럼 공부도 반복되는 연습이 필요하며 단지 그 둘의 공통점은 범위가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카톡을 딸에게 보냈다. 한 곡의 노래에 맞춰 추는 안무도 공연 때 보일 범위 내에서 연습을 하고, 대학입시를 위해 가리는 성적도 명확히 오픈되어 정해진 범위 내에서 경쟁을 하는 것이므로 그 범위의 실체를 알아내면 막연한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조언의 카톡이었다.
그런데 카톡을 보내고 출근을 하는 도중 뜻하지 않게 모든 공직자에게 청렴과 친절을 무한으로 요구하는지에 대한 오랫동안 품고 있었던 의문도 말끔히 해소되었다. 그 의문의 정답은 범위에 있었다. 공직자 모두에게 무한 범위의 청렴과 친절에 대한 실천을 요구하고 있는 이유는 그 범위가 없었기 때문에 무한정으로 청렴해야하고 무한정으로 친절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이 걸 깨우치는데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라는 생각과 함께 출근 길 내 머릿속엔 무소유도 하나의 소유라는 문구가 스치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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