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고 안내를 받아 내 앞으로 자리를 옮기더니 화난 말투로 속사포처럼 이야기를 쏟아 붓기 시작했다. 민원인의 이야기 중간중간에는 잘못 알고 있는 부분도 있었지만 당장은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본인 얘기를 다 해야겠다는 상황이라 민원인의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민원인의 이야기는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오늘 낮 자신의 건물 세입자가 주민센터에 전입신고를 하러 왔었는데 자신이 소유한 건물은 주소에 빌라명과 동호수를 쓰는 것은 안 된다고 해서 전입신고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민원인의 이야기에 오늘 낮 주민센터 근처 다가구주택 세입자가 전입신고를 하러왔다 전입 주소에 빌라명과 동호수를 쓰지 못해 다음에 신고하겠다며 돌아갔던 일이 생각났다.
이야기가 끝나자 우선 흥분한 민원인을 의자에 앉히고 따뜻한 차 한 잔을 드렸다. 그리고 상황이 그렇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민원인이 소유한 건물은 다가구주택으로 일반 아파트들처럼 건축물대장에 건물명과 동호수를 기재할 수 없는 건물이라 지금 상황에서는 빌라명과 동호수를 주소에 넣어 전입신고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을 설명하고, 전혀 주소에 빌라명과 동호수를 쓸 수 없는 것은 아니고 건축물대장에 건물명을 기재한 후 도로명 주소에 상세주소를 신청하면 가능한 사항임을 민원실에 비치된 상세주소 홍보물을 통해 알려드렸다.
이러한 설명에 민원인은 절차가 복잡하다며 짜증을 내긴 했지만 불편하더라도 이번 한번만 신청하면 쭉 원하는 주소로 쓸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설명하며 이해시키자 민원인은 홍보물에 볼펜으로 신청방법을 차근차근 적더니 다음날 시청으로 가서 모든 절차를 신청해 건물명과 상세주소를 부여 받았다. 그 이후 해당 건물에 전입하는 세입자 모두가 건물명과 동호수를 넣은 주소로 전입신고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말로만 설명하기 보단 안내할 수 있는 홍보물을 잘 활용한다면 설명의 효과를 높이고 무작정 우기는 민원인도 일처리의 절차를 이해하게 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