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후유증
-초인 현달환-
쿵! 하고
떨어지는 사과처럼
갑자기
소슬바람 사이로
어스름 밤
그대는 갔구나.
그대 떠난 후
부르르 떨며
가슴 놀라게 한 것,
눈물 흘리게 한 것,
미치도록
보고 싶게 한 것,
그 것은
어찌할까나.
아아,
잠 못 들게 한 것,
큰 병이어라.

이별이 가슴 아픈 이유는 다시 만날 기약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에 다시 만난다는 약속이 주어진다면 그렇게 아프지는 않으리라. 지금이란 시간에 비추어보면 저 봄도 겨울과 이별하고 저 나무도 나뭇잎과 이별하고 저 바다도 파도와 이별하고 저 바람도 세월과 이별한다. 이별은 내주위에서 늘 맴돌고 있었지만 그렇게 가슴 아픈 이별이 아니었다.
돌이켜보면 사람과 사람과의 이별은 진정 가슴이 아플 수밖에 없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통증이 크다. 그러나 이별을 달고 평생 살 수는 없다. 그래서 이별의 아픔은 가슴에 담아두는 것이다. 살기위해서, 숨쉬기 위해서 우리는 이별이란 기억을 정지해두고 기억해 두는 것이다. 봄이 지금 빠르게 엄습해오고 있다. 그 기운이 이별의 기억을 흩어놓을 수 있으면 좋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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