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 최남단 마라도에 ‘도로’ 개설이 추진된다.
서귀포시는 마라도를 한바퀴 도는 산책로 2.05㎞를 농어촌도로로 지정하기 위해 행정절차를 진행중이라고 2일 밝혔다. 청정특구인 마라도에는 현재 법정 도로가 없다. 그런데 왜 도로 개설을 하는 걸까.
자동차 도로가 없다는 사실은 마라도의 신비와 청정 이미지를 높이는데 기여해왔다. 서귀포시가 이 점을 모를리 없다. 서귀포시는 차량 소통을 위해 도로를 개설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차량 운행을 막기위해 도로를 만든다고 이유를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차량은 골프 카트다.
동서 500m, 남북 1.3㎞에 불과한 마라도는 걸어서 1시간이면 온 섬을 둘러볼 수 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차량통행이 필요없기 때문에 굳이 도로를 개설할 필요도 없었다. 정부는 2005년 마라도를 자동차 없는 청정 자연환경 보호특구로 지정했다. 마라도에 있던 차량들은 섬 밖으로 쫓겨났다. 차량이 없어진 마라도는 관광객들로 북적대기 시작했다.
마라도 주민들은 관광객을 실어나르기 위해 골프 카트를 한대, 두대씩 들여오기 시작했다. 5년이 지난 현재 마라도 골프 카트는 무려 83대로 불어났다. 선착장을 비롯해 온 섬이 골프 카트로 북적였다. 관광객 호객행위는 물론 크고 작은 사고도 잇따랐다.
지난 9월에는 14명 정원인 카트에 20명이 타고 운행하다 제동장치에 고장이 생기면서 낭떠러지로 돌진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미처 카트 밖으로 뛰어내리지 못한 5명이 부상을 당했다.
서귀포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선언, ‘마라도 불법 무질서행위 근절대책’을 마련했다. 주민 스스로 골프 카트를 31대로 줄이라는 최후통첩이었다. 그러나 일부 주민 반발로 무산됐다. 서귀포시는 지난 1일 골프 카트 운행을 막기위해 산책로 3곳에 경계석을 설치하는 행정대집행을 강행했다.
골프 카트 운행을 법적으로 전면 통제하기 위해 법정도로 지정도 추진하고 있다. 카트는 자동차가 아니므로 도로에서는 운행이 금지된다. 고창후 서귀포시장은 “마라도는 국민 관광지인만큼 불법영업 행위를 막 기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