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령 업무처리를 함에 있어 지인의 부탁이 들어왔을 때, 정(情)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시키지만 내가 그 부탁을 들어줌으로써 어느 누군가는 피해를 입을 것이고 타인의 시선에서 바라보았을 때는 나의 지위를 남용한 샘이 되어버린다. 단순히 뒷돈이 오고가는 것만이 부패한 것이 아니라, 공정하지 못한 일처리로 누군가에게 응당 가야할 기회가 사라지게 만드는 것도 부패한 사회의 한 모습이다. 이렇게 오고간 정은 사회를 오히려 차갑게 만들어버린다.
‘정치하는 요체는 공정과 청렴이고, 집안을 이루는 도는 검소와 근면’이라 했다(경행록). 경제적으로만 탄탄한 국가가 인정받는 시기는 지나갔다. 이제는 그 사회가 얼마나 깨끗하고 공정한 국가인지를 보여주는 부패인식지수가 그 나라의 힘을 보여주는 때이고, 청렴한 공직문화 정착이 그 힘의 근원이 되고 있다.
청렴은 한사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청탁을 하는 사람과 그 청탁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을 때 부패가 발생하는 것이다.
지난해에 방송을 통해 많이 접했던 청렴 공익광고가 생각난다. “내가하는 부탁이 남이 보면 청탁일수 있고, 내가하는 선물이 남이 보면 뇌물일 수 있다.”는 내용의 공익광고는 남의 시선으로 나를 돌아볼 때 청렴한 대한민국이 보인다는 주제를 담고 있다. 공직자의 자리는 항상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는 자리이다. 국민들은 공직자들에게 높은 수준의 청렴을 기대하고 있고, 공직자는 그에 부합하는 청렴의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주어 우리 사회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어야 한다.
청렴한 대한민국은 공정과 청렴이 생활화 된 공직자와 사회에 대한 믿음이 있는 국민들이 서로 깨끗한 마음만 주고받을 때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렴’을 강조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청렴한 공직문화 조성이 반드시 필요하고, 우리 공직자 모두의 노력으로 하루빨리 청렴문화가 정착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