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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윤,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시 소유물 아니다”
황윤,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시 소유물 아니다”
  • 김수성 기자
  • 승인 2016.02.22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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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탄압임을 모르는 사람 없다… 영화제 독립성 보장”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1번 예정자인 황윤 영화감독(사진)이 부산국제영화제 논란에 관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시의 소유물이 아니다”라며 “정치적 탄압을 부산시가 하루 속히 멈추고 영화제의 독립성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잡식 가족의 딜레마>, <어느날 그 길에서> 등 다큐멘터리 영화를 연출해왔던 황윤 예정자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처음 시작할 무렵, 나는 우리나라에도 국제영화제가 있다는 것이 신기해서 친구들과 부산에 놀러갔다. 우연히 나는 몇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들을 보게 되었고, 우물 안 개구리 같았던 시야가 확 넓어지는 것을 느꼈다”고 술회했다.

황 예정자는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에 대해 부산시가 당시 상영취소를 요구했던 것에 대해 “정치권력의 압력을 받아들이는 것은 영화제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키는 일”이라며 “이용관 집행위원장 사퇴요구, 검찰 고발, 영화진흥위원회 예산 삭감 등 부산국제영화제에 몰아친 일련의 사태가 정치적 탄압임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 요인으로 ‘영화를 통한 자유로운 논쟁과 토론을 보장하는 자세’를 들며 “부산시의 요구대로 <다이빙 벨> 상영을 취소했다면 부산국제영화제가 20년 동안 쌓아온 명성은 한순간에 무너져 영화제는 국제적으로 망신거리가 되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 예정자는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시의 소유물이 아니라, 전 세계 영화인들이 20년 간 함께 만들어 온 중요한 문화적 자산”이라며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정치적 탄압을 부산시가 하루속히 멈추고 영화제의 독립성을 보장하하라”고 말했다. (이하 [전문] 참조)

‘문화사회로의 전환’을 목표로 삼고 있고 있는 녹색당은, 황윤 감독을 비롯한 당원들과 함께 문화사회를 이끄는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지키는 활동을 지속해나갈 것이다.

[전문]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황윤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1번 예정자의 입장

부산국제영화제가 처음 시작할 무렵, 나는 우리나라에도 국제영화제가 있다는 것이 신기해서 친구들과 부산에 놀러갔다. 우연히 나는 몇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들을 보게 되었고, 나는 충격에 빠졌다. 이토록 중요한 역사적 사실을 나는 왜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을까, 왜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을까, 하는 충격이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방송에서 익숙하게 보아왔던 형식과는 전혀 다른 표현방식이 다큐멘터리에서도 가능하구나, 하는 발견이었다. 세계의 다양한 국가와 문화에서 제작된 다양한 영화들을 보면서 나는, 뉴스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동시대 지구촌 이웃 나라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알게 되었고, 우물 안 개구리 같았던 시야가 확 넓어지는 것을 느꼈다.

남포동 일대의 오래된 극장들은 시설이 낡았었고, 영화제 초창기라 상영 사고도 빈번했지만, 그런 것들은 내게 전혀 중요치 않았다. 지금까지 제도권 학교와 언론에서 접할 수 없었던 진실에 눈 뜨게 된 ‘지각변동’에 다름없는 내적인 변화, 다양한 형식의 영화들이 주는 놀라운 감동에 비하면 말이다. 이후로 부산국제영화제를 매년 찾으며 나는 영화의 바다에 빠졌고, 곧 나 자신이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 내가 만든 영화들을 들고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여해 왔다. 영화제가 아니었다면 만나기 어려웠을 관객들과 세계 영화인들을 만났다. 부산국제영화제가 펼쳐준 너른 마당에서 나는 영감과 자양분과 용기를 얻어 다음 작품, 또 다음 작품을 만들 수 있었고, 그 시간 동안 부산국제영화제 또한 무럭무럭 성장해서 지금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가 됨은 물론, 세계에서 손꼽는 위상을 갖는 영화제가 되었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또한, 부산국제영화제를 사랑하는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처한 현재의 위기를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 2014년, 세월호 사고의 진실을 파헤치는 다큐멘터리 <다이빙 벨>을 상영작으로 결정한 부산국제영화제에, 부산시가 이 영화의 상영취소를 요구하면서 이 모든 사태가 시작되었다. 상영작에 대한 외부의 압력, 특히 정치권력의 압력을 받아들이는 것은 영화제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키는 일이기 때문에 영화제는 부산시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상영을 예정대로 추진했고, 예상했던 대로 이후 험한 후폭풍이 몰아쳤다. 이용관 집행위원장 사퇴요구, 검찰 고발, 영화진흥위원회 예산 삭감 등 부산국제영화제에 몰아친 일련의 사태가 정치적 탄압임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칸영화제 집행위원장,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부문 집행위원장, 베니스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비롯 로테르담, 토론토, 야마가타, 시드니 등 해외 유수영화제 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래머들, 해외 영화평론가 그리고 영화학계의 저명한 학자, 언론 등 세계 영화인들도 나서서 부산국제영화제 지지를 표명하고 부산시가 정치적 탄압을 멈출 것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문화 불모지였던 부산에서 국제 영화제가 시작되고, 지금의 부산국제영화제가 되기까지 과정을 지켜보고 응원해 온 영화인들로서, 부산국제영화제가 처한 지금의 상황이 결국은 20년간 쌓아온 명성을 한 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며 “부산 시장의 영화제에 대한 정치적 압력과 이용관 집행위원장에 대한 탄압을 중지 할 것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만약, 부산국제영화제가 부산시의 요구대로 <다이빙 벨> 상영을 취소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부산국제영화제가 20년 동안 쌓아온 명성은 한순간에 무너져 영화제는 국제적으로 망신거리가 되었을 것이고, 그런 정치적 압력을 행사한 부산시 또한 국제사회에서 거센 지탄을 받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이빙벨>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이 취소됐다고 해서 이 영화가 세월호처럼 물에 잠기고 말았을까? 오히려 반대였을 것이다. ‘부산시의 압력으로 상영이 취소된 영화’로 널리 알려지면서 더욱 이 영화를 보려는 관객들이 많았을 것이다. 부산시의 상영취소 압력으로 인해 <다이빙벨>은 유명세를 탔고, 그로인해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았으며, 부산시장은 국제사회에서 지탄을 받고 있다. 국제적 위상을 갖는 영화제의 상영작 선정 독립성을 훼손하고 정치권에서 압력을 행사하다니, 지금이 21세기인가 아니면 70년대인가?

손바닥으로 눈을 가릴 수는 있어도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법이다. 영화 상영을 취소한다 해서 진실을 덮을 수는 없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시의 소유물이 아니라, 전 세계 영화인들이 20년 간 함께 만들어 온 중요한 문화적 자산이다.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정치적 탄압을 부산시가 하루속히 멈추고 영화제의 독립성을 보장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것만이, 부산시가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다.

-황윤 (영화감독/ 20대 총선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예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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