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일본 몇몇 지역의 매력을 소개하는 행사를 각각 열겠다고 18일 발표했다. 매력은 그 지역의 매력(魅力)이 아니라 일본 정부와 자본의 매력(賣力)인 듯하다. 여기에는 과자를 포함한 후쿠시마 현지 생산물을 전시하고 나눠주는 행사가 끼어 있다. 19일은 주한 일본대사관저에서, 20∼21일 서울 왕십리역 복합 쇼핑몰인 비트플렉스에서 열린다. 일본 정부는 “동일본 대지진 후 근거 없는 소문이나 억측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경제적 피해를 없애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왜 ‘후쿠시마 핵 참사’가 아닌 ‘동일본 대지진’일까.
후쿠시마 참사로 인한 피해는 가릴 수 없는 현실이다. 후쿠시마 아동의 갑상선암 발병률은 일본 다른 지역보다도 훨씬 높으며, 암 확진자 또는 의심자 166명 중 51명이 2014년부터 시작된 2주기 조사에서 새롭게 발견되기도 했다. 오키야마대의 쓰다 도시히데 교수 연구팀은 참사 이후 연간 발병률이 사고 전의 20~50배에 달한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후쿠시마 근해 문어를 시식하는 쇼를 벌였던 아베 총리도 검진이 필요하다.
2013년 공개된 식품의약안전처 자료(‘지난 원전사태 이후 방사능이 검출된 수산물 생산지 현’)에 따르면 사고 지역인 일본 북동부뿐 아니라 남서부를 포함한 일본 전역의 수산물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었다.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해야 할 마당에 후쿠시마산 제품을 서울에 펼쳐놓겠다는 것은 도발 행위다.
덮어놓고 안전하다며 “근거 없는 소문”과 “억측”을 퍼뜨리는 일본 정부, 뻔히 놔두고 있는 한국 정부가 있는 이상, 이 사기극을 단죄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시민이다. 당부드린다. 이 행사를 보이콧해야 한다. 오히려 이를 일본산 수산물 수입 전면 중단과 탈핵으로 이어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많은 분들이 너무 쉽게 후쿠시마 참사를 잊었다. 일본 시민들도 마찬가지다. 일본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특히 정치인들의 시식 행사는 시민들을 대놓고 모욕하는 짓이다. 일본 시민들은 탈핵운동으로 자신을 지켜야 한다.
일본 정부가 직접 나서 이러한 일을 벌이는 것을 보며, 핵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는 결국 정치의 힘으로 달성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오는 3월 3일 녹색당은 탈핵 선본을 출범시키고 후쿠시마 참사 5주년을 맞이해 탈핵 주간을 전개한다. 지난해 영덕 신규 핵발전소 백지화에 전념했던 녹색당은 이번 총선을 반드시 탈핵정치가 승리하는 마당으로 만들 것이다.
2016년 2월 19일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