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아는 생각보다 녹록치 않았다. 주변 친구들은 ‘육아휴직 해서 참 좋겠다’라고 비아냥 거렸지만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애써 만들어 놓은 이유식은 먹지도 않고, 재울때도 1시간 이상은 안아줘야 되고, 왜 이렇게 자주 아픈지 병원에는 일주일에 1번 정도는 가야했고 뭔가 맘에 안들면 울어대는데 말을 못하니깐 알 수가 없어 참 답답하고 이것이 육아전쟁이구나 싶었다.
그동안 아내가 육아가 정말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짜증 낼 때는 ‘집에서 애만 보는게 뭐가 힘들어’ 속으로 생각했었는데 그제서야 아내의 심정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차츰 시간이 지나고 육아에 어느정도 적응이 되어가면서, 그동안 힘들고 짜증나서 보이지 않던 부분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기도 이제 저와 편안해졌는지 많이 웃고, 일어서지도 못하던 애가 일어나더니 뛰기 시작하고, ‘아빠,엄마’라는 짧은 단어를 말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신기하면서도 참 흐뭇했다.
처음 육아휴직을 신청했을때는 ‘우리 가족을 위해 내가 희생하자’라는 마음이 컸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육아휴직의 가장 큰 수혜자는 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아이와 1년이라는 시간동안 함께하면서 애착관계가 많이 형성되고, 조금씩 변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는게 너무 즐거웠고, 엄마보다 나를 더 많이 찾고 놀아주라고 애교를 부릴때는 정말 행복했다. 육아휴직 기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 가치있는 시간이었다.
요즈음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게 바로 저출산이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정책들과 지원이 되고 있는 지금, 남성들의 육아휴직을 장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역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해 줄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남성들의 육아휴직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5~6%로 저조하다. 그것도 대부분 공무원이나 공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육아휴직자가 늘어나면 인원을 보충해야 된다는 점 등 단기적으로는 손해를 입을 수는 있겠지만, 육아휴직으로 가정의 안정과 행복감이 회사생활로 이어져 능률이 더 올라가고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져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봤을 때는 더 큰 이익을 낼 수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본인 아기는 본인이 키울 수 있도록 장려하는 사회 문화가, 일과 가정이 양립하여 결국 국가경쟁력이 제고 될 수 있는 직장 문화 조성이 하루 빨리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