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교육을 받으면서 매번 느끼게 되는 게 있다. 나의 청렴에 대한 무지. 단순히 돈을 받고 청탁을 들어주는 일만을 청렴하지 못한 행동으로 여겨 왔다는 사실이다. 오늘도 4시간의 교육을 받으면서 또 한번 머리를 끄덕이며 마음속에 담아온 것...난 과연 모든 민원인들에게 공정한 기준을 들이대고 있는가? 아무리 설득하고 설명해도 큰소리 쳐대는 억지민원에겐 울며겨자 먹기식의 어떤 부당이득을 던지지는 않았는지? 아직까진 없었다고 자부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캥기는 이유는 몰까? 강사분의 유머넘치는 사례를 들으며 깔깔대면서도 맘 한곳이 석연치 않은 기분이 계속 들었다.
공정한 잣대를 제시하려면 또 하나 갖추어야 할 미덕이 있다. 어떠한 욕구든 기대를 하고 오시는 분들은 당연히 이러저러한 사유로 안된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그런분들에게 그분들 입장에서 배려하는..오늘 배운 청렴언어로 “이면 메시지 공감”을 해드린다면 훨씬 친절하고 청렴한 공무원으로 각인될 수 있을 것이다.
공무원 초년병 시절 상담을 나갔다 만난 수급자분이 주신 음료수 한박스를 거절하고 돌아왔었다. 청렴차원의 거절은 아니었고(사실 지금의 청렴잣대로도 음료수 한박스가 3만원을 넘을리 없으니 받아도 무방^^)단지 그렇잖아도 생활이 어려운 분인데 나까지 보태드리지 말자는 생각에서 마트에 돌려주시라고 하곤 돌아왔는데..조금 후에 그 분이 몹시 격앙된 목소리로 없는 사람이라고 날 무시하는 거냐며 그 음료수를 들고 사무실로 들어와 바닥에 내동댕이 치며 한참을 소란을 피우고 돌아가셨다.
오늘 교육을 받으며 그 일화가 머리를 스친 건 그분의 이면 메시지를 제대로 읽어드리지 못한 나의 소통능력 부족탓이었다는 사실을 새삼 되새기며 나의 청렴감각을 일깨워주는 청렴교육 늘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