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순 후보의 지나온 행적이 아름다운 일을 많이 해 온 것은 사실이나 기업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아온 사실에 적잖이 놀랬다. 참여연대는 기업가들과는 결코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다. 기업의 부도덕성에 대해서 끊임없이 비판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해왔다. 참여연대하면 떠오르는 박원순의 이미지로는 기업가들에게 돈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박원순 후보가 강남에 61평에 살고 있고 월세로 250만원을 내고 있다는 것은 박후보의 개인의 삶의 질에 관한 문제로 시비할 생각은 없으나 3억여 원의 빚을 안고 있는 후보로서는 적절한 처신은 아닌 것으로 본다. 그가 포스코의 사외이사로 5년간, 그 후의 풀무원 홀딩스의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받은 돈은 희망제작소를 위해 사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박 후보의 투명성과 정직성이 있다면 수익은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밝혀야 할 것이다.
박원순 후보는 2003년도까지 참여연대와 아름다운재단의 수장을 겸하고 있었다고 한다. 참여연대는 기업을 공격하는 단체이고 아름다운 재단은 기업으로부터 후원금을 받는 단체이다. 한쪽에서는 대기업을 비판하고 한쪽에서는 후원금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면 그 기부금이 깨끗하고 조건 없는 돈이었을까? 아름다운재단은 참여연대의 감시대상 기업 11곳으로부터 148억 원을 기부 받았다. 이 중에는 참여연대가 생명보험사 상장차익 배분 문제를 제기하고 교보생명으로부터 47억 원을 받았고, 한화를 공격하고 10억 원을, LG를 공격하고 LG와 GS로부터 20억 원을 기부 받았다. 부도덕한 외국기업인 론 스타로부터도 기부금을 받았으니 놀라울 모금 활동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박원순 후보를 잘 아는 일부 사람들은 그가 좌익 활동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증언한다. 온화한 얼굴에 부드러운 말투와 어느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친화력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결코 이념적으로 급진적이거나 강경한 진보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지금까지의 행적을 보면 박원순 후보는 정의감이 있고 실천하려는 의지도 있고 사회의 부조리에 대항해서 투쟁하는 정의의 화신으로도 볼 수가 있다. 그런데 이런 점은 인정하더라도 이해할 수 없는 행적들이 있어서 그를 정의의 화신으로만 생각할 수 없게 만든다.
박원순은 대한민국의 건국을 "친일(親日)부역세력이 만든 정권"이라며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인해온 점이다. 일부 친일세력이 대한민국 건국에 관여한 바가 있다고 인정한다고 해도 대한민국의 건국정권을 이렇게 비하하는 것은 북한의 반한세력의 입장과 같은 것이다. 2000년도에는 시민단체와 더불어 법에 어긋나는 "낙천, 낙선 운동"을 주도했다. 그리고는 악법은 지킬 필요가 없다는 말도 서슴없이 했던 것이다. 어떤 경우는 법대로 안하느냐고 따지고 어떤 경우에는 법을 지킬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이중성을 띠고 있는 것이다.
좌파가 이중적이라는 실례는 멀리 찾을 것도 없다. '좌파처럼 말하고 우파처럼 사는’(Talk Left but Act Right) '자본주의형 좌파’들이 존재하는 바 박원순도 이런 부류의 사람이 아닐까하는 의심이 가는 것이다. 우리가 좌파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이런 부류들이 널려있다. 요즈음말로 "강남좌파"라고 말하기도 한다.
박원순 후보는 2002년 말 효순 ,미선양 사건의 촛불시위를 주도했다. 이 사건은 미군 운전병의 실수로 두 여중생이 아까운 목숨을 잃은 사건으로 미군 측의 초기 대응이 미숙해서 문제화 된 사건이지만 반미전략에 충분히 이용되었던 사건이다. 이 사건은 성조기 방화등 반미열풍을 이끌며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기도 했다. 당시 촛불에 재미를 붙인 좌파세력은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시위 때에도 선량한 국민들이 들어서는 자리에 반미, 반정부 투쟁을 선동하기도 했다. 맥아더 동상을 철거하겠다고 나선 3000명의 종북 좌파들의 시위를 박원순 후보는 어떻게 보았을지 궁금하다.
다음의 어록은 박원순 후보의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을 보여준다. "북한에 대해서는 정보가 제한되어 있어서 워낙 폐쇄적인 국가이지만 통제된 국가에서는 고문이 있을 가능성이 많죠. 어떤 고문이나 권위주의적인 폭압적 통치는 분명히 저는 있을 것이라고 보고요, 그것은 국제사회가 개입을 해야죠." 국제사회가 개입하기 전이라도 우리나라의 양심적인 진보주의자라면 북한의 인권에 관심을 제대로 보여야 한다. 북한에서 탈출한 2만여 명의 탈북자가 증인임에도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진보좌파가 있던가?
박원순의 ‘희망캠프’는 “지난 26일 낮 12시부터 시작된 박원순 펀드 모금이 이날 오후 4시에 법정선거비용인 목표액에 도달해 오는 30일까지 예정됐던 모금을 일찍 마감했다”고 밝혔다. 최종 입금액은 38억 8500만원이며, 입금에 참여한 시민들은 모두 5778명이었다. 1인당 평균 67만원씩을 낸 셈 이다. 목표액을 모으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총 52시간이었다. 이런 모습은 박원순 후보의 양심을 믿어주는 국민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본다. 또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 대한 기대의 표시라고도 본다.
앞으로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든지, 정당을 창당하든지 간에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소신을 분명하게 밝혀야할 것이다. 지나온 과거에 대해서는 불문에 붙이고 미래의 희망에 대한 말만 하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박원순 후보는 양심과 진보를 조합해서 대한민국에 대한 긍정적인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며 정부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북한의 족벌독재 체제에 대한 비판적인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다. 야권통합에 종북정당도 포함되어 운신의 폭이 제한될 수도 있겠으나 과감히 떨쳐버리려는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이념의 편향성이 없는 진보라면 대한민국은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서울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