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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 it] ‘錢魚(전어)’ 철을 맞이하며
[Post it] ‘錢魚(전어)’ 철을 맞이하며
  • 구기차 논설가
  • 승인 2011.09.20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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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 굽는 고소한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는데

▲ 자료사진

해마다 이때쯤이면 서천 앞바다에 전어 떼가 몰려오고 어부들은 바쁘게 움직이고, 인심도 좋아져서 포구에는 활기를 찾는다.

세종실록지리지에 충청도, 경상도, 함경도에서 전어가 많이 잡힌다고 했지만 특히 서천에서 잡히는 전어는 금강과 서해가 만나는 최적의 생육 환경과 풍부한 갯벌이 어우러져 전국 최대의 전어 집산지이자 그 맛 또한 전국 최고를 자랑한다고 한다.

전어는 고기에 가시가 많지만 육질이 부드러워 씹어 먹기가 좋고 기름이 많고 맛이 있다. 그래서 예부터 상인들이 소금에 절여서 서울로 가져와 파는데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좋아해서 돈을 생각하지 않고 사기 때문에 ‘錢魚’라고 했다. 조선시대 때도 가을 전어를 명주 한필과 바꿀 정도로 전어 값이 비쌌다고 한다.

지금은 옛날과 달라 고속도로가 훤히 뚫리고 교통이 발달해서 일일생활권임으로 어느 지역이든 상관없이 산채로 신속배달이 되어 이를 찾는 이들의 입맛을 금방 돋을 수 있다.

즉 씹는 맛과 감칠맛이 제 맛인 ‘전어 회’와 미나리, 오이, 깻잎 등과 함께 맛을 낸 매콤 새콤한 ‘전어 회무 침’은 또한 별미 중의 별미이다. 특히 ‘전어 회’는 숙취를 제거하고, 피부 미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

일본말로 전어는 ‘고노시로’라고 하는데 일본사람들은 주로 젓갈이나 식초에 절이거나 회로 먹는다고 한다. 여기 ‘고노시로’에 대한 일화를 소개해 본다.

옛날 일본 중부지방에 예쁜 딸을 둔 노부부가 살았는데 그곳 영주가 노부부의 딸의 아름다움에 반해 첩으로 삼으려 했다는 것이다.

이를 싫어한 노부부는 딸이 병들어 죽었다며 영주를 속이고 영주가 보낸 신하 앞에서 죽은 딸의 관을 태웠다. 관속에다 딸 대신 전어를 넣었다고 한다. 생선 타는 고소한 냄새를 맡은 신하는 급히 돌아가 영주에게 딸이 죽었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일본사람들은 자식대신 태운 생선인 전어를 ‘고노시로’라고 불렀고 전어구이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가을철 별미인 전어를 ‘회’, ‘회무 침’, ‘구이’로 즐겨먹으며 ‘전어 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고 농을 하면서 맛있는 생선으로 친다.

때 아닌 늦더위로 ‘정전대란’이 일어난 지 5일이 지났지만 요즘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철이다. 거리를 지나가다보면 회집 수족관에 갇혀 언제 회나 구이로 변할지 아는지 모르는지 전어들이 하얀 배를 이리저리 퍼득이며 헤엄치고 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띌 것이다.

그런데 최근 어느 지방에서 전어 회를 먹고 비브리오 균에 의한 패혈증에 걸려 사망했다는 보도를 본적이 있다.

하여 ‘집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는 농처럼 고소한 냄새를 피우며 구이로 먹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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