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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오메기술 한 잔에 어께 춤이 절로, 성읍민속마을의 즐거운 변화
[기고]오메기술 한 잔에 어께 춤이 절로, 성읍민속마을의 즐거운 변화
  • 영주일보
  • 승인 2015.11.0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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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계진 서귀포시 문화예술과 성읍무형문화재전수관

▲ 현계진 서귀포시 문화예술과 성읍무형문화재전수관
제주 민요의 구성진 노랫가락이 들리고, 향긋한 오메기술과 고소리술, 고소한 모물떡, 빙떡 냄새가 콧등을 자극하며, 새하얀 메밀밭 돌담 너머로 알록달록 형형색색의 염색 천들이 하늘거리고, 오래된 팽나무와 초가집 풍경이 있는 곳, 바로 성읍민속마을이다.

성읍민속마을은 그동안 초가와 성곽을 차창 안에서 바라보며, 그저 지나치는 오래된 관광지, 혹은 단체관광객이 잠깐 머물다가는 관광지쯤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았을 것이다.
이제껏 성읍민속마을이 조용히 지내왔던 건 사실이다. 주민들 대다수가 농업에 종사하거나 마을내 토산품점이나 관광식당에 종사하며 관광객을 맞을 뿐, 별다른 체험거리가 없는 현실에서 마을 내에 북적거리는 관광객들을 상상하는 건 무리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요즘 성읍민속마을이 떠들썩해지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시작된 제주 전통민요 공연이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남문광장에서 펼쳐지고 있다. 취타대 거리공연, 정의골소리패의 민요공연, 어린이 연물장단과 무형문화재 강문희 공연으로 이어지는 구성진 민요 가락에 맞춰 중국과 일본,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한데 어우러져 우리 전통의 춤을 흥겹게 따라서 추는 모습을 보면 세계는 하나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정의 향교에서는 매월 셋째주 일요일 전국 유일의 전패례 재현 행사 및 민속체험, 매주 일요일에는 서예교실, 선비체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성읍민속마을을 찾아온 관광객들이 뜻밖의 향교 체험으로 즐거운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또한, 올해 8월부터는 전통초가를 활용하여 전통음식, 전통혼례, 오메기술, 천연염색, 가죽공예 등 다양한 체험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오메기술 한잔에다 빙떡, 모물떡을 안주삼아 일관헌 앞뜰에서 천년을 살아온 팽나무 그늘 언덕에 앉아 성읍민속마을 초가들을 내려다보면 마치 조선시대 정의현감이 된 듯한 기분일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성읍 무형문화재 전수관에서는 마을의 무형문화재를 활용해서 제주민요 배우기, 고소리술 만들기, 오메기술 만들기 등 전통체험 무료 교육이 연중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사실 하나는 모든 프로그램에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각종 공연 및 행사, 체험프로그램 등을 지역의 대표와 무형문화재, 그리고 장인들이 중심이 되어 성읍민속마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데 더욱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주민들의 노력에 앞장서서 성읍민속마을이 과거의 정의현의 중심으로서의 전통을 이어가고 전국 7대 민속마을로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신의 희생을 마다하지 않으시는 강희팔 이장님과 조정민 보존회이사장님께 존경의 박수를 보내며, 약 500여 년의 세월 동안 묵혀진 제주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성읍민속마을이 세계 속의 보물로 빛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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