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제주도청 노인장애인복지과

댄 애리얼리의 책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에 나오는 내용이다. 자물쇠는 문을 열지 못하게 하는 장치가 아니라 그런 마음이 들지 않게 하는 심리적 잠금장치인 모양이다. 애리얼리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을 합리화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부정한 행동을 한다고 한다. 자신이 꽤 훌륭하고 착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면 사람들은 사소한 부정행위를 너그럽게 허용하고 만다는 것이다.
그러나 평소에 남을 돕고 착한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쓰레기를 함부로 버려도 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질서를 해치는 부정한 행동이다. 부패에 있어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신이 하는 행동이 부패라고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횡령을 하고 검은 돈을 받는 것만이 부정이고 부패가 아니다. 교통법규 위반 같은 사소한 일 역시 부정한 행동이다. 애리얼리는 몇몇 대형 부정행위로 인한 사회적 손실보다 많은 사람들의 사소한 부정행위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훨씬 크다고 한다.
사회의 98%를 구성하는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범하는 일상적이고 사소한 부정행위들을 통제할 수 있는 마음의 도덕적 자물쇠를 가진다면 훨씬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애리얼리는 사람들은 자신이 정한 기준을 한 번 깨고 나면 더 이상 자기 행동을 통제하려 들지 않으며, 그때부터 부정행위의 유혹에 이전보다 훨씬 쉽게 넘어가게 된다고 강조한다. 청렴한 사회는 우리 자신이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가지는 데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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