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에서 길고양이의 집을 지어주던 두 사람이 아파트에서 날아온 벽돌에 맞아 한 사람은 숨지고 한 사람은 부상을 입었다. 길고양이 돌봄에 적대적인 누군가가 일부러 벽돌을 던졌을 가능성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돌아가신 캣맘의 명복을 빈다. 부상자도 쾌유하시길 바란다.
전국의 많은 길고양이가 살벌한 환경에 놓여져 있다. 학대를 받는 사례가 허다하고 심지어 누군가 살포한 독극물을 먹고 죽기도 한다. 그러잖아도 길고양이는 물과 먹이의 부족, 로드킬을 초래하는 각종 안전 사고, 발정기 스트레스 속에 공포와 고뇌를 오가는 운명이다. 길고양이의 식주를 돌보는 캣맘도 더불어 위험에 빠진다. 반대 주민들과의 크고 작은 갈등은 물론 폭행을 당하는 사건도 있었다.
“한 나라의 도덕성은 동물들을 다루는 태도로 판단할 수 있다.”(마하트마 간디) 반려동물을 유기하고 길고양이를 괴롭히는 나라가 소수자를 존중하고 비정규직을 신경쓰는 나라일 수 있는가. 캣맘을 비난하고 공격하는 이 살풍경에, 인권운동가를 잡아 가두는 이 나라가 비쳐지지 않는가.
사회와 국가는 길고양이에 대한 방관과 괄시를 끝내야 한다. 녹색당은 다시 한 번 급식소 운영과 TNR(포획-중성화-방사) 등의 길고양이 정책을 제안한다. 생명의 존엄을 지키는 길인 동시에, 갈등의 불씨가 되는 길고양이 개체수 증가에 관한 대책이다. 급식소 운영은 길고양이의 생존을 도울 뿐 아니라 중성화수술 이전 포획 과정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만들어준다. 여기에 자연봉사자들이 참여함으로써 인간의 공동체도 돈독해질 것이다. 포획 이후에는 중성화수술뿐 아니라 여러 건강검진을 함께 실시하고, 충분한 회복 기간을 거치고 난 뒤 영역동물인 고양이의 습성을 고려해 원위치에 방사해야 한다. 개체수 조절은 길고양이에 대한 급식이 마음놓고 진행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것이므로 급식소 운영과 TNR은 선순환하게 될 것이다.
현재 길고양이 TNR과 급식소 운영은 몇몇 지자체에서만 시행되고 있다. 전국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지자체의 결단과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가 이를 요구하고 압박하는 데 앞장 설 것이다. 녹색당은 공장식 축산의 폐해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등 ‘동물복지 제1당’의 길을 걸어왔고, 이미 과천과 구미 등지의 녹색당 당원들은 길고양이 관련 활동을 벌이고 있다. 내년 총선, 길고양이와 동물복지 관련 정책들은 녹색당에 의해 주요 이슈로 부각될 것이다.
한 캣맘의 죽음을 계기로 씌어진 이 논평을 캣맘들께 드리는 위로와 존경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가능한 모든 생명체를 도와주려고 노력할 때, 인간은 윤리적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캣맘은 이 시대의 의인이다. 여러분은 죄도 없이 ‘도둑’으로 취급받던 길고양이들을 도시 속 생태계 및 공동체의 일원으로 복권시켰고, ‘나눔’이 조건 없이 구현되어야 할 가치임을 되새겨주었으며, 그래도 인간은 다른 생물을 돌볼 줄 아는 존재임을 증명했다.
2015년 10월 11일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