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태식 전 제주시의회 의장

‘망할려면 조용히 망하지 기술자인 나를 비싼 봉급주고 데려다 아무 일도 시키지 않고 있으니 나도 미안해서 주인 얼굴 보기 민망하다. 월말에 봉급받기도 뭐 수입이 있고 일거리도 있어야 미안하지 않을 것 아닌가. 당신 이런 상태로 얼마나 버틸거요? 이 상점도 빚내서 한다는데?’ 종업원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런 생각하니 점포에 더는 앉아 있을 수 없었다. 밖으로 나가서 관덕정으로 원정로 동문시장 로터리를 돌아 북신작로로 가면서, 자전거 세워있는 상점에는 무조건 들어가서 90도로 절을 하고 삼천리자전거에 대한 설명과 수리하러 오시면 무슨 부속은 얼마 얼마에 해드리겠으니 꼭 한번 와 주십시오 하고 인사다녔다. 점포에 와보면 한 사람 아니면 두 사람은 반드시 와 있었다. 온 손님에게는 친절과 정성을 다하여 수리해 올리고 부품값은 다른 점포보다 월등하리만큼 염가로 해 올렸다.
부품도 좋은 것만 사용하지 불량품은 쓰지 않았다. 소비자도 국내에서 생산되는 물건을 적당한 값에 소비할 권리가 있고 공급자도 적정한 이윤을 볼 권리가 있다는 상도의를 장사철학으로 정립하였다. 어떤 경우도 같은 품질의 물건이면 다른 점포보다 좀 싸고 값이 같으면 물건의 질이 우수하여야 우리 점포를 손님이 찾아줄 것이다. 그리고 이 원칙을 장사하는 동안 지켰다. 이것이 과거 그 오랜 장사의 잘못된 관행을 뜯어고쳐 시장정화의 불씨가 되었다. 내가 삼천리자전거상사를 경영하기 전에는 소비자는 턱없이 비싼 물건을 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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