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여 년 간의 첫 공직생활은 내가 장애아이의 엄마가 되었을 때 정리될 수 밖에 없었는데,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삶을 겪어내야 했던 당시의 심정은 무척 무거웠고 상황은 감당하기 어려울 때가 많았다.
다시 공직 생활을 시작하게 된 요즘, 과연 무엇이 나로 하여금 그 여정을 감수하게 했는지 생각을 정리해보게 되었다.
장애아 치료서비스, 활동지원서비스, 장애인가족지원서비스 등 많은 외적 변화 가 있어서 장애아 양육을 용이하게 하기도 했지만, 나로 하여금 나를 잃지 않도록 해주었던 것은 아마도 내가 극도로 허약해져서 병을 얻었을 때 먼 길 마다않고 병실로 달려와 준 장애아 엄마와 내가 무엇을 하든 믿는다는 표정으로 응원해준 장애아 아빠였던 듯 싶다.
사회복지직 업무의 특성상 다양한 형태의 형편이 어려운 분들을 보게 된다.
긴급지원 대상자나 복지사각지대의 취약대상가구 외에도 기초수급비를 지원받음에도 의외로 끼니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분들이 있었는데, 그런 분들의 대부분은 한두 개의 중증질환을 앓고 있었고 주거임차료와 비보험적용 부분에 대한 본인부담의료비를 지불하고 나면 하루 한 끼도 라면으로 때워야 할 때가 많다고 한다. 이 분들 중 대개는 분노에 차 있거나, 우울해하거나, 자존심을 무척 상해한다.
상담을 해보면, 많이 망설이다가 그래도 의지할 데가 동사무소밖에 없어서 오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도1동에서는 이러한 관내의 복지취약 대상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일도1동 희망나눔 지원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지역의 중소규모 자영업자 및 개인의 후원금을 정기기부 형식으로 모집하고, 기부금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기탁하며, 지원 대상자가 선정되면 모금회는 일도1동에 매칭 지원하게 된다.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일도1동과 일도1동복지위원협의체,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업무협약을 맺기도 하였다.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 놓여 절망적일 때, 선뜻 내밀어 주는 손길과 진심이 담긴 표정만큼 상대를 움직이는 큰 힘은 없다고 본다.
지금 어려움에 처해있고, 설사 그 상황이 해결되지 못한다 하여도 삶에 충실하려는 한, 우리 이웃은 최소한 자존감은 잃지 않을 수 있어야 하고 삶의 의욕은 꺾이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 사회를 같이 살아가는 공동체 구성원이라는 것은 이러한 지원의 필요조건은 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