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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여름 태풍 보다 무서운 ‘가을 태풍’
[기고]여름 태풍 보다 무서운 ‘가을 태풍’
  • 영주일보
  • 승인 2015.09.0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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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섭 제주시 안전총괄과

▲ 이상섭 제주시 안전총괄과
1959년 9월 17일, 2003년 9월 12일, 2007년 9월 16일. 역대 최악의 태풍 ‘사라’와 ‘매미’, 그리고 도민들이 잊을 수 없는 ‘나리’가 상륙했던 날이다. 9월 17일, 9월 12일, 9월 16일...

흔히 사람들이 태풍 발생 가능성에 대해 ‘추석까지는 모른다’고 말하는 것을 종종 듣는다. 왜 강력한 태풍들은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9월이 되어서야 발생하는 것일까?

태풍은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은 열에너지의 지역적 불균형을 해소하는 현상이다. 저위도 지방의 따뜻한 공기가 바다로부터 수증기를 공급받아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동반하며 고위도로 북상한다. 수증기 발생 정도가 태풍의 규모와 강도를 결정하는데 이는 해수온도에 달려있다. 그리고 1년 중 동아시아의 해수온도가 가장 높을 때가 바로 9월이다.

물은 공기보다 비열이 훨씬 높다. 기온이 가장 높은 달은 7, 8월이지만 쉽게 데워지지 않는 바다는 9월이 되어서야 최고 수온에 도달한다. 이 시기 북태평양 고기압도 수축하여 태풍에게 길을 열어준다. 여름 태풍보다 ‘가을 태풍’이 더 무서운 이유다.

게다가 최근의 기후변화는 심상치 않다. 지구 온난화, 이상기후, 엘리뇨 등의 단어는 이미 오래 전 진부한 표현으로 전락했다. 올해에는 예년보다 배나 많은 태풍이 스쳐갔고 수명도 길어졌다. 이례적으로 ‘고니’와 ‘앗사니’라는 쌍둥이 태풍이 발생해 진로예측에 곤란을 겪기도 했다. ‘추석까지는 모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재해가 닥칠지 모른다. 하지만 반대로 우리는 두 가지를 알고 있다. 가을 태풍이 더 무섭다는 것과 어떤 재해가 생길지 모른다는 것.

며칠 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태풍 카트리나 10주년을 맞아 피해지인 뉴올리언즈를 방문했다. 벌써 9번째 방문이다. 도시의 재건 상황을 점검하고 주민들을 위로하면서 그는 잊지 않았다는 것, 잊지 말아야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기억하는 것이 가장 큰 대비다.

앞서 언급한 날짜들을 다시 쓴다. 9월 17일, 9월 12일, 9월 16일... 그리고 이제 9월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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