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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아프면 참지 말고 꼬.옥. 병원에 가보세요”
[기고]“아프면 참지 말고 꼬.옥. 병원에 가보세요”
  • 영주일보
  • 승인 2015.08.2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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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윤 서귀포시 주민복지과

▲ 현지윤 서귀포시 주민복지과
서귀포시에서는 생활이 어려운 기초수급자 등을 대상으로 의료기관 이용 시 본인부담금이 낮은 의료급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의료급여제도는 연간 상한일수가 정해져 있고 그 상한일수를 초과하여 의료급여를 받고자 할 경우 진료가 계속 필요한 질병에 대하여 의사의 확인을 받아 일수를 연장해주고 있다.

2015년 3월, 지난 연말부터 계속 연장승인신청을 안내하였으나 제출되지 않아 의료급여가 제한된 대상자가 있었다. 수 차례 연락에도 제출하지 않고 작년에 꾸준히 처방받던 약들도 받지 않아 걱정되는 마음에 대상자 가구를 찾아갔다.

대상자는 지적2급의 중증장애인 여성으로 75세의 남편과 생활하고 있었다. 남편의 말로는 아내가 작년에 제주시 병원에서 큰 수술을 받았으며 수술 후 배가 아플 때는 약국에서 진통제를 사다 먹으면 괜찮다고 했다.

수술 이후 통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자의적인 판단으로 진통제만 복용하고 있어 대상자의 현재 건강상태가 매우 염려스러웠다.
아들과 통화하여 어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가도록 하였지만 알았다고 대답만 할 뿐 감감 무소식이었다.

결국 관할 읍사무소 사회복지담당자의 협조를 받아 대상자를 모시고 제주시 소재 병원을 방문하게 되었다. 진료실 안으로 들어서자 과장님이 먼저 반겼다. 안 그래도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다는 것이다.

대상자는 골반 내 염증이 제때 치료되지 않아 난소, 자궁까지 염증이 심하게 번져 항생제 치료를 하였으나 경과가 좋지 않아 결국 자궁적출 술 까지 받았다는 것이다. 수술 시 출혈이 많고 염증이 심해 몹시 힘이 들었을 뿐만 아니라 퇴원 후 두 차례나 응급실로 실려와 기억에 남는 환자라고 했다. 진찰결과, 수술 후 유착이 심해 복통이 있을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지며 현재 문제 소견은 보이지 않는다고 하였다.

무사히 진료를 마치고 대상자의 집에 도착하니 남편이 마당에 앉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검사 결과에 대해 설명 드리고 현재 복통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 테니 걱정 말라고 하자 그제 서야 어르신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며칠 전, 나는 다시 대상자의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나는 “혹시라도 아픈 곳이 있으면 참지 말고 꼭 병원에 가세요, 이젠 동네병원 가셔도 되요.”라고 말하자 알았다고 하며 웃었다.

의료급여 사례관리 업무의 궁극적 목적은 의료급여수급권자의 적정 의료이용 도모이다. 이러한 적정의료 이용도모 부분을 평가함에 있어 의료이용 일수나 진료비를 얼마나 절감 했는지에만 중점을 두고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실적에 얽매인 나는 매일같이 병원을 많이 다니는 대상자 가구를 방문하여 “병원 이용을 줄이세요.”라는 말만을 외쳐왔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니 진정한 적정 의료이용 도모란, 질병대비 과다 의료이용을 하는 대상자의 병의원 이용을 차단하는 사후적인 대처보다 질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체적, 환경적 문제 등으로 제때 병원 치료를 받지 않는 대상자를 초기에 진료를 받도록 안내하여 더 큰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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