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북동은 탐라국 개국 신화가 깃든 삼사석과 별도환해장성, 별도연대, 해신사, 화북진성 등 오랜 세월 제주역사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 많은 유적들이 산재해 있는 곳이다. 특히 화북동은 제주성이라 지칭되는 제주목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하여 옛 부터 포구가 발달하였고, 고대 탐라국 시절부터 해상교통의 관문으로써 교류가 활발했던 곳이다. 그리고 4.3의 아픔이 서려 있는 잃어버린 마을 곤을동까지... 이 모두가 이번 행사의 훌륭한 소재로 지역주민들에게 또렷이 각인되었을 것이다.
이번 행사시 코스 주요지점에는 통장, 마을회장, 주민자치위원으로 구성된 지역 해설도우미들이 유적을 설명함으로써 듣는 이들에게 현장에서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게 역할을 충실히 해주어 이번 행사의 깊이를 더해 주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사전답사를 하며 많은 분들께 보여주고 싶었던, 곤을동 마을터 주변은 내리는 비로 인해 길이 미끄럽고 위험해 코스에서 제외시켜야 했다.
성공적인 행사 개최를 위하여 사전 자생단체 회의를 개최하는 등 교통질서 정리 및 행사 홍보, 걸을락(樂) 장터 운영 등 화북동 전 자생단체가 합심하였으며,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수강생으로 이루어진 시민 동아리팀도 출연하여, 동민과 관광객을 위하여 그동안의 기량을 뽐내며 어울림 마당을 장식하였다.
또한 행사가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행사준비와 진행을 재능기부하며 도와주신 청풍마을 청년회장님도 큰 몫을 하셨다.
이처럼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옛길 따라 걸을락(樂)’ 행사의 주인공은 바로 지역주민이었다. 아무리 좋은 내용으로 행사를 개최한다고 해도 봐주고 참여하는 사람들이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궂은 날씨 때문에 밤잠을 설쳐가며 행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괜히 했나싶을 정도로 어린이, 청소년을 동반한 가족, 어르신들까지 정말 많은 분들이 참여하여 주셨고, 내리는 비를 맞으면서도 서로 이야기 꽃을 피우며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한 모습이 기쁨이상의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로 올해는 성공이라 감히 말하고 싶다. 내년에는 화북 동민 모두가 참여하여 즐길 수 있는 더 나은 ‘화북동 옛길 따라 걸을락(樂)’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올해의 첫 출발을 또 기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