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레길 18코스인 화북의 곤을동 잃어버린 마을 어귀로 들어서면 하늘거리는 몸짓의 코스모스를 만날 수 있다. 코스모스 길을 따라 걷다보면 마주하게 되는 화북포구는 답답했던 당신의 마음을 후련하게 만들 것이다. 코스모스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해안가를 따라 걷다보면 마주하게 되는 가우라와 일주도로변을 따라 피어있는 메리골드며, 초등학교 울타리에 옹기종기 피어있는 꽃괭이밥도 반갑게 맞아 줄 것이다.
화북동주민센터에서는 올 3월부터 잡초 제거, 꽃 심기, 물 주기, 비료 주기 등 자율적인 자생단체의 참여로 지역주민과 행정이 함께 참여하는 꽃길 조성으로 주민화합을 도모하고, 우리 지역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는 아름다운 제주의 풍광을 안겨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새마을부녀회와 통장협의회 회원 등 지역의 자생단체 회원들이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정성과 땀으로 심고, 가꾸어 피어난 꽃이다. 볼수록 아름답고 마치 자식같은 마음에 행복한데, 화단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버린 담배 꽁초나 음료수 캔 등으로 화단이 쓰레기장을 방불케 변한 모습을 대할 때마다 마음이 쓰라리다. 곱게 피어난 꽃으로 인해 아름다운 거리가 몇몇 사람들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피어난 꽃을 시기라도 하듯 못살게 굴지는 말아야 할 텐데 아쉬운 마음뿐이다. 내 자식을 사랑하듯 거리에 꽃들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꽃을 바라보며 옛 추억도 떠 올려보고, 동네방네 뛰놀던 잊지 못할 친구들의 모습도 그리면서, 내가 사는 세상 아름답고 향기로운 거리로 우리 다함께 만들어 나가보는 건 어떨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