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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 칼럼](26)깊어지는 신병
[현태식 칼럼](26)깊어지는 신병
  • 영주일보
  • 승인 2015.05.2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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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 전 제주시의회 의장

▲ 현태식 전 제주시의회 의장
부모·형제나 동네사람들은 나를 서울대 정도는 거뜬히 들어가리라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서울법대 재도전에도 실패하고 타향살이에도 적응 못하고 거지행색에 회생불능의 병을 얻고 집으로 돌아온 자식을 부모님이 반길 리 만무했다.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었다.

병들어 집안에 누웠는데 그래도 사단이 벌어지지 않은 것은 아마 어머니께서 “그 놈도 자식인데 막 내쫓을 수야 있느냐”고 아버님께 사정하셨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누워있으면서도 습관이 되어 그래도 책을 들고 읽고 있었다.

자신에 대한 화가 머리끝가지 치민 나는 병이 나날이 깊어가고, 머리는 빠개질 듯 아프고, 밤이나 낮이나 깊은 잠을 못 자고 눈만 붙였다면 악몽에 시달렸다. 나중에는 식사도 제대로 않고 누워있노라면 사람이 허공에 떠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다가 천정에 별의별 기괴한 형상이 나타난다. 그러다 조금 있으면 몸뚱아리가 한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느낌에 빠져든다. 나도 모르게 허공을 향하여 허우적거리게 된다. 귀신은 험상궂은 얼굴로 내 얼굴 가까이에 다가왔다가는 흩어지고, 다시 모여들었다. 아, 죽음이 임박하면 영혼을 데려가는 저승사자가 이렇게 오는 것이구나 생각하며 다시 몽롱한 잠 속으로 빠지며 또 악몽의 세계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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