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 “‘아이들이 행복한 제주사회’ 실현하는데 최선“

이 추모식에는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을 비롯한 원희룡 제주도지사, 구성지 제주도의회의장, 도의원,, 교사, 학생, 학부모, 세월호사고피해자, 교육관계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행사에서는 희생자에 대한 묵념, 헌화 및 분향과 함께 교사 및 학부모, 학생 대표의 추모사 낭송 등이 진행됐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이날 추모식에서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제주교육 선언'을 발표했다.

이 교육감은 “우리 교육이 써내려간 페이지에는 지울 수 없는 두 개의 문장이 적혀 있다.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있으라’ 잊지 않겠다는 것은 세월호 참사만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일상을 소중히 여기고 잊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가만히 있으라’를 떠올릴 때마다 지금도 미안함으로 수렴할 수 없는 커다란 부채감이 마음을 짓누른다”고 말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모든 교육자들은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가만히 있으라’란 물음 앞에 서 아이들에게 약속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해답을 찾고 있다”며 “오늘 제주교육이 약속드릴 답은 ‘아이들이 함께 누려야 할 안전하고 행복한 제주교육’” 이라고 강조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숲에 다양한 생명이 평화롭게 어우러지는 것처럼 희망교육의 숲에도 아이들의 평화로운 일상과 생명의 소중함이 조화를 이룰 것”이라며 “제주교육은 세월호의 도착 예정지였던 제주에서,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희망교육의 숲’을 조성하기 위한 다섯 가지 비전을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넷째, 세월호 이후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먹는 ‘밥 한 그릇’이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밥 한 그릇에는 끼니의 의미를 넘어 가족과 학교‧사회 간 소통의 가치가 담겨 있다. ‘밥 한 그릇’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모든 아이들이 함께 교육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 다섯째, 세월호의 상처가 우리 아이들의 몸과 마음에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교육의 기본은 아이들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다. 제주교육이 아이들의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추모사에서 “아직 다 피우지 못한 꿈을 안고 하늘의 별이 되신 모든 희생자분들께 삼가 머리 숙여 명복을 빈다"며 "사랑하는 가족을 가슴에 묻고 지난 일 년 동안 그리움을 안고 지냈을 유가족과 아직도 마음의 상처로 고통받고 있는 생존자 여러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1년 전 제주로 향하던 꿈 많은 아이들을 우리는 생생히 기억한다“며 ”우리가 함께 모여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식을 갖는 것은 그날의 교훈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보호해야 청소년의 꿈을 지키고 다시는 아파하지 않도록 ‘아이들이 행복한 제주사회’를 실현하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학부모 대표로 나선 송명아씨는 ‘그대들을 보낼 수 없어서 다시 모인 우리들’이라는 추모사에서 “우리는 슬픈 마음과 아픈 가슴을 부여안고 다시 여기에 모였다. 좋은 일로 만나면 웃는 낯으로 반가운 표현도 할 수 있으련만 다시 만난 모습들은 차마 뵙기가 어려워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송명아씨는 “눈물 없이는 차마 읽을 수 없고 또 슬픔 없인 느끼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매일 매일 쏟아져 나오면서 조금씩, 조금씩 그들과 함께 우리도 어느새 절망감에 빠져들고 있는지도 모른다”며 “어떤 말로 어떤 행동으로도 떠나버린 그들은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밖에 더 이상은 해줄 말도, 딱히 떠오르는 말도 생각이 나질 않는다”고 말했다.
송명아씨는 “하지만 저희는 이렇게 마냥 슬퍼하지만은 않겠다. 다음번에는 이와 같은 사고가 나지 않도록, 아니 여러분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여러분을 기억하고 가슴에 새기겠다”며 “내세가 있다면, 정말로 다음 세상이 있다면, 정말 아프지 않고 슬픔이 없는 고통과 공포가 없는 곳에서 태어나서 못 다했던 삶까지 행복하게 살 수 있길 간절히 염원한다”고 덧붙였다.

김애진양은 “한 해가 지난 지금도 우리 모두의 마음은 가엾게 저물어간 영혼들을 앗아간 4월에 멈춰 있다”며 “지금 이 시간 대한민국은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세상을 떠난 분들을 추모하고, 그 떠난 분들이 남기고 간 유족들을 위로하는 향 내음과 눈물과 한숨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김애진양은 “다시는 이런 슬프고 고통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천년이 가고 만년이 가도 무너지지 않을‘기억의 탑’을 우리 가슴속 깊이 심을 것”이라며 “그 기억의 탑 옆에 그리움의 나무를 심을 것이다. 또한 떠나신 님들이 건너간 바닷가에 기다림의 나무를 심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애진양은 “이제 내가 달라지고 우리 모두 달라져야 한다. 안전을 위하여 마음과 뜻을 모아 달라져야 한다”면서 “다시는 앞만 보며 달려가는 안전 불감증으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 다짐하겠다. 사람의 생명을 최우선의 가치로 둔 질서 속에 더불어 사는 아름답고 소중한 세상이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