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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서귀포시 청소년 동계 토론아카데미를 마치고
[기고]서귀포시 청소년 동계 토론아카데미를 마치고
  • 영주일보
  • 승인 2015.02.0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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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남주중학교 교사

- 소통의 주춧돌을 놓다 -

겨울방학 어느 오전의 교실풍경.
하나의 논제를 두고 찬성팀과 반대팀이 나란하게 앉아 있다. 앞쪽에는 사회자가, 뒤편에는 판정관이 앉아 있다.

토론이 시작되면 입론자가 주장을 펼친다. 사회자를 뺀 나머지 사람들은 주장을 들으면서 기록하기 바쁘다. 반론이 이어지고 작전시간이 주어진다. 작전시간이 되면 각 팀의 참가자들은 자기가 들은 상대의 주장을 공유하고 허점이 있는지를 찾고 자신들의 주장을 견고하게 할 내용들을 의논한다. 자신의 순서가 아님에도 작전시간에 임하는 학생들은 진지하다. 개인적으로 이 순간의 조용하지만 역동적인 움직임을 가장 좋아한다. 각 팀의 최종발언까지 끝나고 판정관의 피드백이 이어진다. 역시나 경청하는 학생들.

서귀포시청이 마련하고 혼디모영토론교과교육연구회가 운영하는 아홉 번째 서귀포청소년아카데미 수업 중 한 장면이다. 이 토론으로 학생들은 무엇을 배울까.

피드백을 통해 토론의 기술이 향상되는 것은 부수적인 결과다. 그에 앞서 학생들은 민주적 절차를 배운다. 공평하게 주어진 발표시간과 순서는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배우게 한다. 그리고 경청하는 자세를 배운다. 주장을 펼치기 위해서는 상대의 의견을 정확히 들어야 한다는 것을 몇 번의 토론으로 경험하기 때문이다. 상대의 주장과는 상관없이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것은 토론이 아니다. 또한 협력을 배울 수 있다. 자기 팀의 친구가 상대의 의견에 대해 효과적인 반론을 펼칠 수 있도록 자신도 집중해서 상대팀의 의견을 듣고 작전시간에 이를 공유하고 반론을 준비한다. 마지막으로 수용과 다양성을 배운다. 판정관의 피드백을 들으면서 양 팀 모두 주장의 타당성 및 모순 등을 수용하고 하나의 논제에 다양한 시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배운다. ‘틀리다’가 아니라 ‘다르다’를 배우는 것이다.

이것이 토론아카데미의 최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상대를 존중하며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는 과정이 토론의 주요 기능이라면, 서귀포청소년토론아카데미는 민주사회의 핵심인 ‘소통’의 주춧돌을 놓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이 유쾌한 경험이 많은 학생들로 하여금 마지막까지 수업을 듣게 하고 친구들에게 권유하며 다음의 참가를 다짐하게 하는 것일 게다. 또한 그 유쾌함을 공유한 교사들도 바쁜 움직임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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